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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나랑 MB 가족 몇몇만 아는 비밀 있다"

'2007년 경천동지할 일' 발언 경위 물어보니 "MB 가족들이 실수한 일 있었다"

등록|2018.01.23 21:48 수정|2018.01.23 21:50

▲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관련결정을 앞두고 공관위와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이희훈


한때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핵심 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이 MB와 관련된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정 전 의원은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07년 대선 당시, 한 세 번 정도의 알 수 없는 일이, 아주 그냥 경천동지할 일들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의 발언은 최근 제기된 다스 실소유주 논란,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논란과는 별개의 새로운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정 전 의원은 22일 방송된 MBN 토크쇼 '판도라'에서 다음과 같은 얘기를 꺼냈다.

"(2008년 추석 무렵 MB의) 멘토 중 한 분이 아침을 먹자고해서 호텔에서 만났는데, 이분이 '내 차에 뭐 실어 놓았다'고 했다. 꺼내보니 거금이 들어 있었다. 이 분이 '임기 초에 촛불시위가 일어나고 힘든 이유는 MB가 당선축하금을 안 받아서 그렇다고 했다. 당선축하금 받아서 뿌려줘야 그 사람들이 열심히 싸워주는 건데 그걸 안 주니 열심히 안 싸워줘서 속절없이 당했다'고 말했다. 정태근 전 의원과 김용태 의원에게도 비슷한 제안이 갔다."

세 사람은 이 돈을 돌려줬다고 하는데, MBN은 "정치권 안팎에서는 해당 멘토가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며, 제안한 금액도 2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방송이 끝날 무렵, 정 전 의원에게 전화로 물어봤다.

- 경천동지할 일이라는 게 지금 방송에서 얘기한 '당선축하금'이냐?
"그건 재미로 한 얘기고... (경천동지할 일은) 돈 문제다. 가족들이 실수한 일이 있었다."

- 혹시 아들 문제냐?
"아들 문제는 아니다."

- 법률적으로는 시효가 끝난 문제인가?
"그렇다."

"공개하면 나도 타격, 죽기 전에나 말할 수 있을 것"

- 그렇다면 이미 11년이나 지났는데 얘기 못할 사정도 없는 것 아니냐?
"왜 얘기를 못하냐면,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나도 그 당시엔 그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무리를 했을 것 아닌가? (이게 공개되면) 나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 그렇다면 '경천동지' 얘기는 왜 꺼낸 거냐?
"내 나름대로 MB에게 메시지를 보낸 거다. '당신은 그런 짓까지 저지르면서 대통령이 됐는데 이제 와서 지금 나온 혐의들에 대해 아니라고 박박 우기고 있냐?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얘기를 하라'는 거다."

정 전 의원은 "이 얘기는 내가 밝히지 않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 지구상에서 서너 사람만 아는 비밀이다. 내가 요양원에서 죽기 전에나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그가 말한 '서너 사람'은 정 전 의원 본인과 MB, MB의 가족 두어 명을 지칭한다.

정 전 의원은 2000년 총선부터 출마했던 지역구(서울 서대문을)에서 다른 곳으로 지난 가을 무렵 이사한 상태다. 그의 주변에서는 "멀리 내다보고, 좀 더 큰 정치를 구상하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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