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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조카 "다스는 시형이 것... 아버지와 나는 희생했다"

이동형씨와 전직 다스 직원 통화내용... 다스 실소유주 논란 새 국면

등록|2018.01.24 21:29 수정|2018.01.24 21:45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이 24일 오전 불법 자금 조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동부지검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MB조카' 이동형씨가 다스의 실소유주를 털어놓는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MBC가 단독 입수해 24일 보도한 이 파일은 이동형 다스 부사장과 전직 다스 직원이 지난해 7월 14~15일 두 차례에 걸쳐 통화한 내용이다. 자동차 시트 생산업체인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시형이는 MB 믿고 회사에서 마음대로 해"

둘의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이 부사장이 통근버스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다. 해당 음성파일에서 이 부사장은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한 이 직원에게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의 것이며, 자신과 아버지 이상은 회장은 '희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시형이는 MB 믿고 자기 것이라고 회사에서 마음대로 하고 있잖아. 내가 그래서 '야 시형아, 너 열심히 해라, 나는 물러서서 도와줄 테니까. 결재 안 하라면 안 하고, 너 잘 돼라 잘 돼라 하는 거잖아 형은. 어차피 내가 희생하는 거잖아. 회장님도 희생했잖아. 너도 알다시피."

또한 다스를 시형씨에게 넘겨주기 위한 승계 작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홀대를 받은 정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상은 회장이 승계 작업이 무리하게 진행된다고 보고 우려를 표했음에도 통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는 회장 아들이자 부사장인 자신을 '물건'에 빗대기도 했다.

"이상은 회장님이 MB랑 시형이를 싫어해서 그러는 게 아니잖아. MB랑 시형이가 다치지 않기 위해 '천천히 입사해라, 천천히 승진해라, 동형이를 활용해라' 그랬는데도 이거는 뭐 동형이도 물건 취급해서 이리 보냈다 저리보냈다 하는 거니까..."

이 전 대통령이 다스 내부 인사에 직접 개입한 정황도 이 부사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이상은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강경호씨의 거취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음성파일에 따르면 강 대표는 시형씨에게 이 부사장을 챙기라고 했다가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당한다.

"강 사장이 나를 케어하고 가라고 하니까 시형이는 불만이지. MB도 그러니까 '이XX' 안그랬겠어? 그래서 강경호 사장이 그러더라고 'MB한테 얘기 들었다. 감을 잡았다. 나도 옷을 벗어야 할 것 같다.'"

이 음성파일은 해당 직원이 직접 녹음해 MBC 측에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MBC는 두 사람이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했고, 둘의 대화에서 나오는 용어와 등장인물, 장소 등이 다스 관련 취재 내용과 부합해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 파일은 해당 직원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제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MB일가'에서 터져나온 증언... 실소유주 수사 새국면

이 전 대통령 일가에서 실소유주를 가릴 수 있는 핵심 증언이 나오면서 검찰의 다스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현재 다스와 관련된 검찰 수사는 투 트랙으로 진행 중이다.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다스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은 과거 직원 개인의 횡령으로 결론 난 120억 대 비자금의 성격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이 돈의 형성 과정에 경영진, 정확히는 실소유주가 개입했는지가 핵심이다.

동시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다스가 BBK로부터 투자자금 140억 원을 돌려받는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국가 권력을 동원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세간의 의혹대로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면, 투자금 회수를 둘러싼 의혹들 간의 연결고리가 분명해진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검 다스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에 출석한 이 부사장은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버지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앞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이상은 회장이 월급쟁이에 불과하다'라고 말한 내용에 대해선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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