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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교호 기름 유출, 환경단체 현장 조사 착수

시민단체 "이 사태 적당히 넘어가선 안 돼"... 현대 측 관계자 "주민들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등록|2018.01.25 12:14 수정|2018.01.25 12:14

▲ 현대자동차인주공장 앞에서 인주면 어업계 주민들이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불도저에는 현대차를 성토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이재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삽교호 주변이 뒤숭숭하다. 주민들은 현대자동차인주공장이 기름유출의 진원지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아산공장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관계자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주민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주민들은 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4일 아산시 인주면 인주 어업계 소속 주민들은 현대자동차인주공장 앞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농성 3일째이다. 주민들이 동원한 불도저에는 "현대차 기름유출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주민들은 매일 한 차례 트럭을 몰고 인주면 일대를 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종영 어업계장은 "주변 주민들에게 기름 유출 소식을 알리기 위해 매일 한 차례 정도 인주면 일대를 돌고 있다"며 "하루 평균 15대 이상의 차량이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A씨는 "날씨도 주민들을 돕지 않고 있다. 너무 춥다"며 "어쨌든 분명한 것은 기름이 유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현장을 방문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24일 오후 서상옥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이 현장을 방문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증거물이 될 수 있는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서이다.

현장을 방문한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은 "죽은 물고기나 남아 있는 기름이 있으면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다"며 "제 3의 기관에 맡겨 유출된 기름의 성분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과 서 사무국장은 현대차의 배수관이 연결되어 있는 곡교천과 양식장 등 대음리 일대를 돌았다.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현장은 꽁꽁 얼어 있었다. 곡교천 현장에는 유출된 기름을 닦아 냈던 부직포들이 자루에 담겨 있다.

▲ 강추위로 양식장이 얼어 있다. ⓒ 이재환


▲ 양식장 주변에는 폐사한 물고기들이 얼어 붙어 있다. ⓒ 이재환


곡교천 아래 한 양식장은 강추위에 바닥이 얼어 있다. 양식장 주변 둑에는 폐사한 물고기들이 얼어붙은 채로 죽어 있다. 주민 B씨는 "지금은 날이 추워 물고기들이 강바닥에 가라앉은 상태"라며 "날이 풀리고 부패가 진행되면 또다시 죽은 물고기가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날이 풀리면 부패된 물고기에서 가스가 발생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장을 둘러본 김정수 소장은 "현대 측에서 상황을 빨리 인정하고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 같다"며 "사태 수습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상옥 사무국장에 따르면 기름을 제거했던 부직포는 제 3의 기관에 맡겨져 성분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민들이 문제의 원인이라 지목하고 있는 현대 측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현대자동차아산공장 관계자는 지난 24일 나간 보도의 인터뷰에서 "기름 유출과 관련해 아직 명확하게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우리 공장에서 기름이 유출되었다는 것은 주민들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관련 기사).

이창규 아산시 부시장 현대자동차아산공장 측과 면담

삽교호 기름유출과 관련해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24일 논평을 통해 사태수습을 촉구하고 나섰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삽교호는 인주면 어촌계의 생계 터전"이라며 "이번 기름 유출사고는 주민들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다. 사고를 적당히 무마하고 수습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농성이 장기화 조짐까지 보이고, 불만이 고조되자 아산시가 뒤늦게 중재에 나섰다. 이창규 아산시 부시장은 24일 현대자동차아산공장을 방문했다. 24일 천막 농성장을 찾은 이 부시장은 현대 측을 만나 사태해결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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