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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업체 근로자 또 '안타까운 죽음'... 포항제철소 4명 질식사

"위험한 분야 직접 고용" 목소리... 경찰, 안전관리 문제점 조사

등록|2018.01.25 19:51 수정|2018.01.25 19:51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손대성 기자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5일 가스 질식으로 숨진 근로자 4명이 모두 외주업체 소속으로 밝혀지면서 기업 외주화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포스코 등에 따르면 숨진 4명은 제철 관련 설비를 정비하거나 공사하는 전문 기계정비회사 T사 소속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부터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산소공장 냉각설비에서 충전재를 교체하던 중 유독가스에 질식했다.

포스코 측은 산소공장 정기 대수리 기간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숨진 4명이 질식한 가스는 질소로 추정되지만,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냉각 과정에는 질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와 함께 안전규정 준수 여부, 안전관리 문제점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작업 중에 질소가 유입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포항남부경찰서는 질식한 가스가 질소가 맞는지, 질소에 질식했다면 어떻게 해서 질소가 유입됐는지 등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도 숨진 노동자가 포스코가 아닌 외주업체 소속이란 점이 뒷말을 낳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한 대다수 대기업은 많은 분야에 외주업체를 쓰고 있다.

협력업체 등으로도 불리는 외주업체는 노동자 일부를 일용직으로 투입하기 때문에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들어 안전이나 보안 등 중요하거나 위험한 분야에는 외주업체를 쓰지 말고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서는 위험한 일에 외주업체 노동자가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난 근로자들은 충전재 교체에 투입된 만큼 작업 자체가 위험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는 점에서 위험한 작업장이라고 분류할 수 있다.

외주업체 노동자가 피해를 보는 사고는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2016년 6월 울산 고려아연 황산 유출 사고, 2017년 8월 경남 창원 STX 선박 폭발사고, 2017년 12월 서울 지하철 온수역 선로 정비 중 사고 등도 모두 외주업체 노동자가 근무 중에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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