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밀양' 유족도 소방청장도 대통령 품에 안겨 눈물
[현장] 문 대통령 세종병원 참사 현장 찾아... 합동분향소 조문 하고 사고 현장 방문
▲ 문재인 대통령,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 분향소 조문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 문화체육회관을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병원 화재 참사가 벌어진 밀양을 방문해 사고 현장을 돌아보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유족의 눈물에 문 대통령도 눈물을 흘렸고, 수행한 소방청장도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이틀째를 맞은 27일 오전 KTX를 이용해 밀양을 찾아 가장 먼저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있는 삼문동 문화체육회관을 찾았다. 이곳에서 문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영정을 한 명 한 명 바라본 뒤 헌화 분향 한 뒤 유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 윤성효
문 대통령은 의자에 두세 줄로 앉아있던 70여 명의 유가족 사이를 오가며 모든 사람과 악수했다. 상복을 입은 유가족은 대통령이 다가오자 흐느끼며 울었다. 문 대통령이 허리를 굽혀 눈을 마주치며 위로했으며, 한손으로 유족을 다독이 듯 감싸안기도 했다.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가족들에게서 듣던 문 대통령도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한 유가족은 문 대통령에게 "소방관들이 너무 고생하고 장비가 열악했다"면서 "소방관들이 정말로 국민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게끔 우리 밀양에도 좀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곧바로 "올해부터 당장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 "참담하고 마음 아프다...국민께 송구"
▲ 문재인 대통령이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을 24일 오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참사 현장을 돌아보고 공무원과 소방관 등 관계자로부터 현장 상황을 보고 받았다. ⓒ 정민규
곧바로 문 대통령은 참사 현장인 세종병원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박일호 밀양시장과 최만우 밀양소방서장 등 관계자들로부터 참사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정부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참사가 거듭되고 있어서 참으로 참담하고, 또 마음이 아프다"면서 "국민께도 참으로 송구스러운 심정"이라고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화재사고는 지난번 제천 화재사고와는 양상이 다른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소방대원들이 비교적 빨리 출동하고, 초기 대응에 나서고 해서 화재가 2층 위로 올라가는 것을 막았는데 그럼에도 유독가스나 연기 때문에 질식해 돌아가신 분이 발생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문재인 대통령이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을 24일 오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참사 현장을 돌아보고 공무원과 소방관 등 관계자로부터 현장 상황을 보고 받았다. ⓒ 정민규
세종병원에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과 관련해서 문 대통령은 "건물을 이용하는 이용자 상황 실태에 따라서 안전관리의무가 제대로 부과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화재 관련 안전관리가 강화되면서 그것이 현실화될 수 있게 점검을 확실히 하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사고수습지원본부 등 관련 부처에 사후 조치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 조중묵 소방청장이 27일 오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 정민규
한편 조중묵 소방청장은 문 대통령을 배웅하던 중 눈물을 흘렸고,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이 어깨를 감싸 위로해주는 모습도 보였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소방 관계자는 "기대를 안고 1대 소방청장으로 취임했는데 연이은 사고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면목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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