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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참사 피해 키운 연기 "네 군데로 급속 확산"

3차 합동 감식 결과 화재 확산 없었지만 유독가스 피해 키워

등록|2018.01.28 16:21 수정|2018.01.28 16:21

▲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본부는 28일 3차 합동현장 감식을 실시했다. 이날 오후 현장감식을 마친 최치훈 경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이 현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정민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를 커지게 한 유독가스는 4곳의 틈을 통해 건물 전체로 퍼진 것으로 현장 감식 결과 밝혀졌다.

수사를 맡은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본부'(아래 수사본부)는 28일 오후 3차 합동 감식 결과를 브리핑했다. 최치훈 경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연기 확산 경로에 대해서 중점 감식을 실시했다"면서 "2층에서 5층까지는 실제 연소는 없고 연기가 유입돼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크게 네 군데를 통해 유독가스가 위층으로 차올랐다고 보고 있다. 우선 요양병원과 세종병원 사이 연결통로를 통해 일부 연기가 2층으로 유입했을 가능성이다. 두 번째는 엘리베이터 틈새를 통해 상층부로 연기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세 번째로는 중앙 복도의 방화문이 화재 당시 열기로 훼손되면서 그 틈새로 연기가 유입됐을 가능성이다. 마지막으로 병원 건물 1층에서 5층까지 배관이나 전선 등의 설비를 설치하기 위해 뚫어놓은 공동구가 연기를 퍼지게 하는 데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 28일 오후 3차 현장감식이 진행중인 밀양 세종병원 안으로 경찰 과학수사 요원들이 들어서고 있다. ⓒ 정민규


특히 수사본부가 밝힌 첫 번째 연기 확산 경로가 요양병원과 세종병원 사이 연결 통로로 지목되면서 불법 건축물이 이번 참사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커졌다. 이 연결통로는 불법 건축물로 철거해야 했지만 병원 측이 강제이행금을 내고 계속 사용해왔다.

하지만 경찰은 불법 건축물이 피해를 키웠다고 단정 짓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입장이다. 최 계장은 "(유독가스가) 요양병원으로 가고, 세종병원으로 가는 데 (연결통로를 통해)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다"라면서 "불법 증축 관련은 수사팀에서 따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초 발화는 전날 2차 감식 때와 마찬가지로 1층 응급실 내부의 '환복 및 탕비실' 천장 전기 배선의 이상으로 지목됐다. 이 불씨가 스티로폼 재질의 내장재에 옮겨붙으며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를 배출한 것으로 보인다. 1층 천장 전체에 시공되어있던 내장재는 이번 화재로 대부분 불에 탄 상태이다. (관련 기사: '죽음의 연기' 내장재...밀양 참사 희생 키웠다)

이번 현장감식에서는 초기 병원 측이 초동 대응을 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소화기 사용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은 불이 났던 1층에서 7개의 사용 소화기를 찾아냈고, 3층에서 2개 소화기에서 사용 흔적을 발견했다. 화재 당시 연기를 감지한 병원 소방 설비가 알람을 울린 것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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