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모이] 강가 사람들

등록|2018.01.28 20:56 수정|2018.01.28 20:56

▲ ⓒ 김창승


▲ ⓒ 김창승


▲ ⓒ 김창승


▲ ⓒ 김창승


▲ ⓒ 김창승


강가 사람들은
담색 버들치, 겨울색 은어,
석양 닮은 황어를 먹었을 것이다

강가 사람들은
갈겨니는 강으로 돌려주고
쏘가리 아가미에 소금 간을 치며
남해 소식도 들었을 것이다

강가 사람들은
하루 두 번은 달아오르던 강을 보며
언젠가 한번쯤은 좋은날이 올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강가 사람들은
쩍쩍 갈라 터지는 겨울강을 보며
강도 저럴진데 내 작은 슬픔쯤이야
위안삼았을 것이다

강가 빈집에 서서
강물의 흰 뼈를 보았다
뼈속으로 흐르던 사랑과
강처럼 깊었던 수심을 보았다

강가 사람들은
뼈도 푸르게 빛날 것이다
흘러보내던 물결 자국마다
멍같은 꽃들도 피었을 것이다.

ㅡ섬진강가 외딴집에 서서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