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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대기업 하청업체 최저임금 위반 심각"

삼성중·LG·포스코 하청업체 등 최저임금 위반업체 10곳 명단공개

등록|2018.01.29 13:56 수정|2018.01.29 17:49

직장갑질119가 공개한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직장갑질119는 29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사업장 명단을 밝혔다. ⓒ 신지수


주요 대기업들이 협력사 최저임금 지원에 나섰지만 그 수혜가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동·인권보호단체 '직장갑질119'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13층에서 '최저임금 도둑, 배후를 찾아서'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날 직장갑질119는 "LG디스플레이·삼성중공업·포스코 등 대기업 협력업체들의 최저임금 무력화 시도가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제보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 용역업체인 만경산업은 기본급의 500%였던 상여금을 기본급화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설과 추석에 각각 100%를 지급하고 나머지 300%는 12개월로 나눠 매달 25%씩 줬지만 2018년이 되면서 달라졌다. 매달 받던 상여금이 사라진 것이다. 설, 추석에 각각 100%주던 것도 50%로 조정됐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의 사내협력업체들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본급의 520%를 격달로 지급했지만 올해 들어 420%는 기본급에, 100%는 명절 상여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통보가 있었다는 제보가 들어온 상태다.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인 삼구아이앤씨의 경우 상여금이 기본급의 500%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중 일부인 400%를 기본급에 산입했다는 제보가 지난 9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서 들어왔다.

포스코 납품업체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15일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제보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기본급의 500%였던 상여금을 400%로 줄이고 나머지 분을 기본급에 포함시키겠다고 통보했다.

대기업 하청업체의 최저임금 위반 심각

대기업들이 협력사의 최저임금 지원에 나선 가운데 협력업체들의 이 같은 꼼수는 최저임금 도둑질이라는 게 직장갑질119 입장이다.

직장갑질119는 "삼성전자가 최저임금을 납품가 인상에 반영하고 현대차그룹이 상생협력기금 출연을 약속했으며 SK, LG, 포스코 등 대기업들도 동참하겠다고 밝혔다"라며 "그런데 제보된 사례에는 대기업 사내하청 및 협력업체, 공공기관 협력업체, 유명 프렌차이즈 회사 등 소위 잘 나가고, 돈 잘 버는 기업들이 상당수 있었다"라고 했다. 대기업이 최저임금 지원책을 내놓아도 협력업체 문턱에 걸려, 노동자에게 그 혜택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것이다.

직장갑질119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 업체를 '놀부 회사'로 명명하고 밥주걱으로 업체명이 적힌 가면을 쓴 이의 뺨을 겨냥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직장갑질119 오진호 스태프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대기업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일벌백계해야 한다"라며 "노동부와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이런 혼란이 계속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진호 스태프는 "지난 20일 고용노동부 면담자리에서 해당 제보들을 제출한 상태다"라며 "노동부에 이들 업체에 대한 근로감독과 실태조사를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분당차병원·커피빈코리아·신선설농탕·아시아나 기내식캐터링업체 에어케터링서비스·한국은행 용역업체·SPC계열사 청주 에그팜 등도 '놀부회사' 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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