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기획으로 '삼성' 극복 쐐기 박은 JTBC
민언련 2017년 12월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 선정 사유 보고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7년 12월 '이달의 좋은 보도'를 선정했습니다. 민언련 12월 '이달의 좋은 보도' 방송 부문에는 JTBC '삼성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기획 보도가 선정되었습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은 1월 30일(화요일) 오후 7시 민언련 교육관(마포구 공덕동 110-22 3층)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12월의 수상자인 기자가 참석하는 시상식과 간담회에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아래는 2017년 12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보도 선정 사유입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기획으로 '삼성' 극복 쐐기 박은 JTBC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당시 근로복지공단은 유가족의 산재신청을 '업무와 질병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를 계기로 같은 해 11월 20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하 반올림)가 결성되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근로복지공단은 여전히 피해자 입증책임을 요구하며 산재 승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17년 12월 31일 기준 반올림을 통해 산재 신청을 한 94명 중, 산재를 인정받은 직업병 피해자는 24명에 불과하다.
현재 삼성전자는 자체 보상위원회를 만들어 지원을 진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작업환경과 직업병의 연관성은 인정하고 있지 않다. 반면 피해자들은 해당 사업장의 높은 발병률을 감안하면, 질병과 사업장 근무와의 인과 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합리적 선택은 단 한가지다. 객관적이고 신뢰할만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이 진상조사를 위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한편,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에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을 직업병 사망자로 단정할 수 없다'는 반박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피해 실태를 드러내 객관적 진상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론을 조성할 수도 있으며, 은폐된 진실을 추적해 공개하거나 나름의 자체적인 분석 및 조사에 착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대 광고주인 삼성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대다수 우리 언론은 이미 확인된 사실관계나 대법원 판결 내용조차 보도하지 않고, 투쟁에 나선 직업병 피해자들을 비난하고 삼성 측 주장을 전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반올림 10주기' 맞춰 삼성전자 직업병 기획 시작
이런 상황에서, 한때 삼성의 계열사였던 JTBC는 반올림 10주기에 맞춰 삼성전자 직업병 기획을 시작했다. 특히 관련 첫 보도 <삼성전자 작업장 끊이지 않는 '직업병 논란'>(11/21 https://goo.gl/GmrxR5)은 "반올림에 제보된 국내 주요 기업 반도체, LCD 부문 사망 명단 84명 가운데 삼성전자 80명의 신원을 추적"해 이 작업장에서 근무한 뒤 희귀병에 걸려 사망한 노동자가 54명에 달하며, 발병시기는 1993년부터 2015년으로 "피해가 있었다면 상당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취재 결과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 연구팀에 맡겨져 후속보도 <서울대 연구팀 '삼성전자 희귀병 사망' 분석>(11/22 https://goo.gl/pHzfNr)을 통해 "삼성전자 54명의 사망률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크게 높다"는 추론을 이끌어낸다. 이는 그 자체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매체를 제외하면 직업병 발병 상황에 대해 합리적 의혹 제기가 나오지 않고 있는 현 언론 지형 속에서, 매우 의미 있는 보도라 할 수 있다.
삼성의 반박 '재반박'하며 후속보도 쏟아내
JTBC의 보도 이후 삼성은 공식 반박입장을 냈다. 2008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업체 노동자들의 암 발병률은 일반인들의 암 발병률보다 낮았다는 것이 요지다. 그러나 삼성의 반박 이후 JTBC는 이를 재반박하고, 자사 기존 보도 속 주장을 뒷받침하는 후속 보도를 이어나갔다.
먼저 <"자료 부실…백혈병 사망 외면">(12/5 https://goo.gl/mfgwzK)에서는 삼성 측이 반박 근거로 인용한 해당 보고서가 "백혈병 사망률의 경우 반도체 작업장의 여성 노동자가 일반 여성보다 1.48배"에 달하며 "다른 혈액암 종류인 비호지킨성 림프종도 일반 여성보다 2배 이상 높"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음에도 삼성이 이러한 내용은 외면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해당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의 최종 책임자였던 당시 연구원장은 삼성 측이 제공했던 자료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보도 말미에는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한 연구원의 "삼성이 보다 투명하게 자료를 제공해, 반도체 직업병 논란에 대한 실질적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같은 날 <'혈액암 보상' 가장 많았던 삼성>(12/5 https://goo.gl/3Bth29)은 삼성이 2015년 9월 설립한 보상위원회가 지난 2년 동안 보상을 실시한 퇴직자 퇴직자 127명 중 124명에 대한 보상 질병별 현황을 입수해 공개하고 있다. 이 현황에 따르면 "124명 중 여성이 88명에 달했고 전체 사망자는 39명"이며 "질병별로는 백혈병, 림프종, 재생불량성빈혈, 골수이형성증후군 등 혈액암이 36명으로 가장 많았고 뇌종양이 27명, 유방암은 24명" "다발성경화증 같은 희귀질환, 흑색종 등 희귀암도 13명"에 달했다. "애초 조정위원회가 권고했던 유산과 불임, 그리고 갑상선암 등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이는 유산과 갑상선암 보상을 가장 많이 했던 SK하이닉스의 직업병 보상 현황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보도 말미에는 "직업병에 대한 보상 대상과 폭을 넓히고, 개별기업뿐만 아니라 공적 산재 보험을 통해 보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정부는 왜 유의미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나'
특히 눈에 띄는 보도는 정부의 반도체공장 근로자 역학조사 2015년 중간보고서 내용을 소개한 보도다. 먼저 <보고서 입수…혈액암 최대 3배>(12/14 https://goo.gl/56SS9A)에서 JTBC는 보고서를 인용해 "반도체 여성 노동자들의 혈액암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최대 3배에 달"하며 "희소 혈액암 중 하나인 림프조혈기계암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1.76배" 비호지킨림프종으로 인한 사망률은 일반인에 비해 2.88배"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이는 "2008년 1차 조사에 비해 모두 증가한 수치로,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반도체 노동환경' 보고서 의미는>(12/14 https://goo.gl/pi9VEL)에서는 해당 보고서가 최근까지도 삼성이 인용하고 있는 2008년 정부 역학조사 결과 보고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재차 짚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측에서는 최근까지도 2008년에 작성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반도체 업계와 직업병의 연관성이 없다는 근거로 쓰고" 있으나 해당 보고서는 "업체들이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부실 조사라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가 한계를 인정해 "2019년까지 추가 조사를 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JTBC가 그 중간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입수한 것이다. 해당 보고서는 "표본수가 4만 명가량 더 늘어"나 "늘어난 표본을 통해 산출된 수치들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해졌으며 사업장과 직군별 분석 등 세부적 분석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여성 생산직의 암 발병률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실태 파악이 가능해진 셈이다.
현재 정부는 "중간 분석이기 때문에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고, 최종 분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JTBC는 반올림 등 시민단체의 입을 빌어 "직업병 피해자들은 지금도 생기고 있고, 사망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 도중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는데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은 직무유기라 지적하고 있다. 결국 이 보도가 지적하고 있는 것은 '삼성은 과거 부실하게 이뤄진 조사 결과를 무기로 삼아 진상 규명을 가로막아 왔고, 정부는 그런 삼성의 논리를 위협하는 새로운 사실관계를 조용히 숨겨왔다'는 지점이다.
해당 보도 이후에도 JTBC는 <"반도체 생산직 유산 확률, 사무직 2배 이상">(12/16 https://goo.gl/PLk4hf) 등을 통해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직 노동자들의 자연유산 확률이 같은 회사 사무직들보다 더 높다는 연구 결과" 등을 적극 소개하며, 기업의 논리를 우선시하며 기본적인 사실관계 전달조차 피하는 여타 언론과 차별화된 행보를 걸었다.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가 JTBC에게 삼성이 더 이상 보도의 성역이 아님을 선언한 보도였다면, 이번 삼성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기획은 그러한 선언에 쐐기를 박는 보도였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넘기 힘든 벽'으로 여겨진 삼성이라는 성역을 극복한 JTBC가 여전히 남아 있는 또 다른 보도의 성역도 조만간 극복하기를 기대하며, 민언련은 JTBC의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기획 보도를 2017년 12월,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기획으로 '삼성' 극복 쐐기 박은 JTBC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당시 근로복지공단은 유가족의 산재신청을 '업무와 질병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를 계기로 같은 해 11월 20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하 반올림)가 결성되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근로복지공단은 여전히 피해자 입증책임을 요구하며 산재 승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17년 12월 31일 기준 반올림을 통해 산재 신청을 한 94명 중, 산재를 인정받은 직업병 피해자는 24명에 불과하다.
현재 삼성전자는 자체 보상위원회를 만들어 지원을 진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작업환경과 직업병의 연관성은 인정하고 있지 않다. 반면 피해자들은 해당 사업장의 높은 발병률을 감안하면, 질병과 사업장 근무와의 인과 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합리적 선택은 단 한가지다. 객관적이고 신뢰할만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이 진상조사를 위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한편,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에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을 직업병 사망자로 단정할 수 없다'는 반박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피해 실태를 드러내 객관적 진상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론을 조성할 수도 있으며, 은폐된 진실을 추적해 공개하거나 나름의 자체적인 분석 및 조사에 착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대 광고주인 삼성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대다수 우리 언론은 이미 확인된 사실관계나 대법원 판결 내용조차 보도하지 않고, 투쟁에 나선 직업병 피해자들을 비난하고 삼성 측 주장을 전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반올림 10주기' 맞춰 삼성전자 직업병 기획 시작
이런 상황에서, 한때 삼성의 계열사였던 JTBC는 반올림 10주기에 맞춰 삼성전자 직업병 기획을 시작했다. 특히 관련 첫 보도 <삼성전자 작업장 끊이지 않는 '직업병 논란'>(11/21 https://goo.gl/GmrxR5)은 "반올림에 제보된 국내 주요 기업 반도체, LCD 부문 사망 명단 84명 가운데 삼성전자 80명의 신원을 추적"해 이 작업장에서 근무한 뒤 희귀병에 걸려 사망한 노동자가 54명에 달하며, 발병시기는 1993년부터 2015년으로 "피해가 있었다면 상당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취재 결과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 연구팀에 맡겨져 후속보도 <서울대 연구팀 '삼성전자 희귀병 사망' 분석>(11/22 https://goo.gl/pHzfNr)을 통해 "삼성전자 54명의 사망률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크게 높다"는 추론을 이끌어낸다. 이는 그 자체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매체를 제외하면 직업병 발병 상황에 대해 합리적 의혹 제기가 나오지 않고 있는 현 언론 지형 속에서, 매우 의미 있는 보도라 할 수 있다.
삼성의 반박 '재반박'하며 후속보도 쏟아내
JTBC의 보도 이후 삼성은 공식 반박입장을 냈다. 2008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업체 노동자들의 암 발병률은 일반인들의 암 발병률보다 낮았다는 것이 요지다. 그러나 삼성의 반박 이후 JTBC는 이를 재반박하고, 자사 기존 보도 속 주장을 뒷받침하는 후속 보도를 이어나갔다.
먼저 <"자료 부실…백혈병 사망 외면">(12/5 https://goo.gl/mfgwzK)에서는 삼성 측이 반박 근거로 인용한 해당 보고서가 "백혈병 사망률의 경우 반도체 작업장의 여성 노동자가 일반 여성보다 1.48배"에 달하며 "다른 혈액암 종류인 비호지킨성 림프종도 일반 여성보다 2배 이상 높"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음에도 삼성이 이러한 내용은 외면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해당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의 최종 책임자였던 당시 연구원장은 삼성 측이 제공했던 자료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보도 말미에는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한 연구원의 "삼성이 보다 투명하게 자료를 제공해, 반도체 직업병 논란에 대한 실질적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같은 날 <'혈액암 보상' 가장 많았던 삼성>(12/5 https://goo.gl/3Bth29)은 삼성이 2015년 9월 설립한 보상위원회가 지난 2년 동안 보상을 실시한 퇴직자 퇴직자 127명 중 124명에 대한 보상 질병별 현황을 입수해 공개하고 있다. 이 현황에 따르면 "124명 중 여성이 88명에 달했고 전체 사망자는 39명"이며 "질병별로는 백혈병, 림프종, 재생불량성빈혈, 골수이형성증후군 등 혈액암이 36명으로 가장 많았고 뇌종양이 27명, 유방암은 24명" "다발성경화증 같은 희귀질환, 흑색종 등 희귀암도 13명"에 달했다. "애초 조정위원회가 권고했던 유산과 불임, 그리고 갑상선암 등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이는 유산과 갑상선암 보상을 가장 많이 했던 SK하이닉스의 직업병 보상 현황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보도 말미에는 "직업병에 대한 보상 대상과 폭을 넓히고, 개별기업뿐만 아니라 공적 산재 보험을 통해 보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정부는 왜 유의미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나'
특히 눈에 띄는 보도는 정부의 반도체공장 근로자 역학조사 2015년 중간보고서 내용을 소개한 보도다. 먼저 <보고서 입수…혈액암 최대 3배>(12/14 https://goo.gl/56SS9A)에서 JTBC는 보고서를 인용해 "반도체 여성 노동자들의 혈액암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최대 3배에 달"하며 "희소 혈액암 중 하나인 림프조혈기계암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1.76배" 비호지킨림프종으로 인한 사망률은 일반인에 비해 2.88배"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이는 "2008년 1차 조사에 비해 모두 증가한 수치로,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라 할 수 있다.
▲ △반도체공장 근로자 역학조사 2015년 중간보고서를 근거로 삼성 측 논리를 반박한 JTBC(12/14) ⓒ 민주언론시민연합
<'반도체 노동환경' 보고서 의미는>(12/14 https://goo.gl/pi9VEL)에서는 해당 보고서가 최근까지도 삼성이 인용하고 있는 2008년 정부 역학조사 결과 보고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재차 짚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측에서는 최근까지도 2008년에 작성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반도체 업계와 직업병의 연관성이 없다는 근거로 쓰고" 있으나 해당 보고서는 "업체들이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부실 조사라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가 한계를 인정해 "2019년까지 추가 조사를 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JTBC가 그 중간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입수한 것이다. 해당 보고서는 "표본수가 4만 명가량 더 늘어"나 "늘어난 표본을 통해 산출된 수치들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해졌으며 사업장과 직군별 분석 등 세부적 분석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여성 생산직의 암 발병률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실태 파악이 가능해진 셈이다.
현재 정부는 "중간 분석이기 때문에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고, 최종 분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JTBC는 반올림 등 시민단체의 입을 빌어 "직업병 피해자들은 지금도 생기고 있고, 사망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 도중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는데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은 직무유기라 지적하고 있다. 결국 이 보도가 지적하고 있는 것은 '삼성은 과거 부실하게 이뤄진 조사 결과를 무기로 삼아 진상 규명을 가로막아 왔고, 정부는 그런 삼성의 논리를 위협하는 새로운 사실관계를 조용히 숨겨왔다'는 지점이다.
해당 보도 이후에도 JTBC는 <"반도체 생산직 유산 확률, 사무직 2배 이상">(12/16 https://goo.gl/PLk4hf) 등을 통해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직 노동자들의 자연유산 확률이 같은 회사 사무직들보다 더 높다는 연구 결과" 등을 적극 소개하며, 기업의 논리를 우선시하며 기본적인 사실관계 전달조차 피하는 여타 언론과 차별화된 행보를 걸었다.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가 JTBC에게 삼성이 더 이상 보도의 성역이 아님을 선언한 보도였다면, 이번 삼성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기획은 그러한 선언에 쐐기를 박는 보도였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넘기 힘든 벽'으로 여겨진 삼성이라는 성역을 극복한 JTBC가 여전히 남아 있는 또 다른 보도의 성역도 조만간 극복하기를 기대하며, 민언련은 JTBC의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기획 보도를 2017년 12월,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덧붙이는 글
민언련 배나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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