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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그린 그림은 예민하지 않다

등록|2018.02.02 10:13 수정|2018.02.02 10:13

우체통왈종 미술관에서 본 홍연수 어린이 그림 ⓒ 오성실


제가 아는 어떤 분이 아이의 그림 숙제를 도와주다 한숨을 내쉬며 그러더라고요.

"애가 나 닮아서 그림에 소질이 없는가 보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적엔 미술시간이 제일 싫었대요. 그림을 못 그렸거든요.

혹시 망치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웠고 그러다 보니 힘 빠진 붓질이 됐고
또 물감은 조금 쓰고 물은 많이 써서, 색도 영 시원치 않았다고 합니다.

매번 조심스러웠고, 실수하지 않을까 물감을 아꼈고... 그러다 보니 결국 막막해졌습니다.
그런 조심스러움이 그림을 망쳐버린 거죠.  

때론 과감하게, 거침없이 발을 담그고 나를 담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사랑도 그렇게 해야 하고, 누군가의 마음을 돌려세울 때도 마찬가집니다.

예민하게 굴어야 하는 건 그림이, 사랑이, 마음이 아니니까요.

* 사진은 내용과 상관 없는 참 잘 그린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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