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민주운동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민주운동"
30일 국가기념일 지정 의결... 올해부터 기념일 행사 정부 주도로 진행
▲ 2.28민주운동기념회관 안에 설치돼 있는 횃불. ⓒ 조정훈
이승만 자유당 독재정권의 횡포와 부패에 맞서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항거했던 2.28민주운동기념일이 정부에 의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정부 주도 행사로 치러지는 첫 기념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3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제2조1항)' 개정안을 심의해 2.28민주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정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관보에 공포하는 절차를 거치면 국가기념일로 확정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이 같은 노력에 일조했다. 지난해 4월 17일 당시 문 후보는 2.28기념탑 앞에서 참배한 후 첫 유세 행보를 시작했다. 당시 문 후보는 "2.28의거가 결국 4.19혁명으로 이어졌다"며 "국가기념일 제정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첫 일정은 대구, 헌화로 시작한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7일 보수의 중심지 대구를 방문해 유세를 시작했다. 문 후보가 '국민 통합'의 의지를 담은 첫 일정으로 대구 달서구의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 남소연
30일 국무회의 의결로 3.15의거,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10항쟁에 이어 5번째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2.28민주운동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동안 대구시가 주관해 오던 기념식은 올해부터는 정부 주관 행사로 격상돼 열리게 된다.
2.28민주운동은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구 수성천변에서 야당의 부통령 후보인 장면 박사의 연설회에 고등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공립 고등학교 학생들의 일요일 등교를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경북고와 대구고 학생 등은 학교에 모여 자유당 정권의 불법과 부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학교를 빠져나와 중앙통을 거쳐 경북도청과 대구시청, 자유당 경북도 당사, 경북지사 관사 등을 돌며 규탄했다.
대구에서 시작된 학생운동은 들불처럼 번져나갔고 3.15마산의거와 4.19혁명의 도화선이 돼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는 계기가 됐다. 2.28민주운동은 일제 해방 이후 처음 진행된 민주운동으로 대구시민의 정신으로 남아 있다.
▲ 1960년 2월 28일 대구지역 공립학교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이승만 정권의 불의에 항거하고 있는 모습. ⓒ 2.28민주운동기념회관
올해 2월 28일에 치러지는 기념식은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2.28민주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숭고한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행사로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특히 2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은 '대구시민주간'으로 진행된다.
우선 관보 게재 당일인 2월 6일에는 공동의장인 권영진 대구시장과 노동일 의장이 기념일 지정을 축하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어 28일 치러지는 기념일 당일 오후에는 반월당네거리에서 '민주의 횃불거리행진' 등을 진행한다.
당시 거리로 나왔던 민주운동 주역들은 반월당네거리에 있는 2.28민주운동 표지석 앞에서 횃불을 들고 결의문을 낭독하고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가질 예정이다. 또 기념사업회는 2.28기념중앙공원 안에 높이 1.8m의 '2.28찬가 노래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갖는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민주화운동이자 자랑스런 대구의 역사를 이제야 바로 세우게 되어 가슴이 벅차다"면서 "위대한 대구정신으로 승화시켜서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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