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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은 지루? 믹스더블은 달라!... 장혜지·이기정 출격

[평창 미리보기] 8일 시작... 기존 경기보다 속도-스톤 수 줄어 박진감 예고

등록|2018.02.07 11:30 수정|2018.02.13 11:21

[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장혜지-이기정, '메달을 향하여'컬링 믹스더블 대표팀 장혜지(왼쪽), 이기정이 지난 6일 오후 평창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 입촌 전 웰컴센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2.6 ⓒ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이틀 뒤 개막하는 가운데, 하루 앞선 8일 컬링 믹스더블 경기가 열린다. 컬링 믹스더블은 이번 평창 대회에서 신설된 종목으로 남녀 선수가 각 한 명씩 짝을 이뤄 펼치는 경기다. 기존 컬링 경기에 비해 스톤의 개수와 시간이 단축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이 종목 대표로 장혜지(21)-이기정(23)이 나선다. 2017 세계믹스더블선수권에서 6위를 차지해 가능성을 보였던 이들은 평창에서 패기로 이변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남녀컬링보다 속도 빠른 컬링 믹스더블

일반 남녀 컬링 경기는 10엔드까지 양 팀 각 4명의 주자들이 모두 한 번씩 스톤을 던져야 하고 한 엔드당 총 8개의 스톤을 던져야 한다. 컬링은 동계스포츠 가운데 '정적'인 스포츠로 잘 알려져 있는데 썰매나 스키와 같이 속도감이 없고 상대적으로 화려함이 덜하다보니 지루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신설종목 믹스더블은 컬링의 이런 단점을 보완해 나온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믹스더블은 한 팀당 남녀 각 1명의 주자씩 나서기 때문에 기존 경기보다 적은 총 6개의 스톤을 던지게 된다. 경기도 10엔드가 아닌 8엔드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스톤 하나를 던질 때마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칫 사소한 실수 하나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

이번 믹스더블 경기에는 한국, 중국, 캐나다, 스위스, 미국, 노르웨이, 핀란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팀까지 총 8개 팀이 참가해 상위 4팀만이 준결승 경기에 진출해 올림픽 초대 챔피언에 도전하게 된다.

장혜지-이기정 조는 8일부터 진행되는 경기에서 하루에 두 팀씩 차례로 상대해야 한다. 8일 오전 첫 상대인 핀란드와 맞붙고 오후에 중국, 9일 오전 노르웨이, 오후 미국, 10일 오전 OAR, 오후 스위스, 11일 오전 캐나다 순으로 만난다.

패기 vs. 노련미, 누가 이길까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인 핀란드전은 패기와 노련미가 맞붙는 대결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대표 가운데 장혜지는 이번 믹스더블 경기에 나서는 전체 국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반면 첫 상대인 핀란드 대표 중 토미 란타마키(50)는 평창 동계올림픽 전체 참가 선수 가운데 후보 선수를 제외하고 가장 나이가 많다. 그만큼 경험 면에서 상당한 노련미를 자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혜지-이기정 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위를 차지하며 7위를 한 오오나 카우스테(30)-토미 란타미키 조를 근소하게 제친 경험도 있다.

같은날 저녁에 한국팀과 맞붙는 중국 대표로는 왕루이(23)-바더신(28)이 나서는데 이들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여자컬링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팀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믹스더블로까지 영역을 넓혀가면서 컬링 강국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추세다.

나머지 상대들도 만만치 않다. 동계스포츠 강국인 캐나다와 OAR의 믹스더블 대표는 모두 올림픽 챔피언이거나 세계선수권 우승자다. 스위스 팀은 현재 이 종목 세계랭킹 1위다.

그동안 한국 컬링 대표팀은 훈련 과정에서 '홈 이점'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완공된 강릉 컬링센터 경기장내 얼음이 깨지는 부실공사가 드러나면서 재보수에 들어갔고 선수들은 비시즌 기간 동안 올림픽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부터는 시설점검에 들어가면서, 결국 대표팀은 11월 중 일주일가량만 강릉에서 훈련할 수 있었다.

컬링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열린 디어데이에서 작심한 듯 '홈 이점을 살릴 수 없었다'고 장고했다. 선수들은 강릉 경기장에서 훈련뿐만 아니라 국제 경기도 한 번 치러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은 올림픽 개막 직전까지 진천 선수촌과 경북 의성 컬링장에서 훈련을 해야 했고 입촌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강릉 경기장에 다시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홈 이점을 누리지 못한 것은 분명 큰 악재이고 아쉬움이다.

그러나 전망이 나쁘지는 않다. 장혜지-이기정 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6위를 했을 당시 앞선 4경기에서 4연승을 기록할 만큼 파죽의 상세를 탄 좋은 경험도 있다. 최연소 대표팀으로서 패기를 앞세운 장혜지-이기정 조의 반란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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