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삼성 스마트폰 미지급에 강력 항의... "모욕 당했다"
IOC, 유엔 제재 이유로 미지급... 대사 소환에 불매운동까지
▲ 이란 선수단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미지급 항의를 보도하는 AFP 뉴스 갈무리. ⓒ AFP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유엔 제재를 이유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이란 선수단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지급하지 않자 이란 정부가 강력히 항의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이란올림픽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국가의 자부심, 정체성, 존엄성이 모욕을 당했다"라며 "(스마트폰 미지급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도 "삼성전자가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이란과의 무역 관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란 주재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또한 IOC에도 별도의 항의 서한을 보냈으며 이란 언론들은 삼성전자 불매 운동까지 부추기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란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세탁기, 에어컨, TV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높은 수익을 올리는 주요 시장"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이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이란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8' 4천 대를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과 IOC 관계자 전원에게 제공하기로 했으나, 유엔 제재를 받는 북한 선수 22명과 이란 선수 4명은 제외됐다.
이란의 항의에 평창 조직위원회는 "선수단 선물 지급은 IOC가 담당한다"라고 밝혔으며, 삼성전자도 "이란 선수단에 대한 스마트폰 미지급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커지자 IOC는 북한과 이란 선수단에도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대신 올림픽 기간이 끝나면 반납할 것을 요청했다. 이란은 반납 조건으로 스마트폰을 수령했지만 북한은 수령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란 선수들은 유엔 제재에 따라 군사적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제품을 받을 수 없으나, 이란이 2015년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핵 협정을 타결하면서 제재가 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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