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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공장 주변 주민들 "소음·매연, 폐암환자 증가" 역학조사 요구

충남 예산군 효림리 주민들, 헬기 공장 주변 살며 30년간 소음피해 호소

등록|2018.02.14 13:30 수정|2018.02.14 13:30

▲ 효림리 주민들은 헬기공장의 소음 피해를 호소 하고 있다. 하지만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마을 앞에는 기차길과 제철 공장까지 들어섰다. 소음 피해가 더욱 가중 되고 있는 것이다. ⓒ 이재환


충남 예산군 삽교읍 효림리 헬기 공장 주변의 주민들이 폐질환과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헬기공장에서 수시로 뿜어내는 매연을 폐질환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989년 마을에 헬기공장이 들어설 당시만 해도 주민들의 기대가 컸다. 공장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마을 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었던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효림리 주민들은 헬기 공장에서 나오는 소음을 30년 넘게 견뎌 왔다. 지난 2008년 장항선 직선화 작업으로 인해 마을 앞에는 철길까지 생겼다. 헬기공장과 철길, 제철공장에 둘러싸여 사는 주민들은 소음피해로 인해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마을에 폐암 환자까지 늘고 있다. 최근 기자가 마을을 방문했을 때 마을에 사는 고령의 노인들은 "감기와 가래 증상이 끊이질 않는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정부가 역학조사에 나서 주기를 원하고 있다.

장동선 효림리 이장은 "최근 들어 동네에서 폐암으로 돌아가신 분이 일곱이다. 예전에는 우리 마을에 폐암 환자가 없었다"며 "공교롭게도 그분들은 헬기 공장 인근의 능선에 살았다. 정부에서 역학 조사를 해서라도 폐 질환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불만도 극에 달한 상태이다. 마을 주민 홍중기씨는 "무엇 때문인지 공장에서는 헬기를 세워놓은 상태로 몇 시간씩 시동을 틀어 놓기도 한다"며 "소음도 소음이지만 그때마다 매연으로 인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이어 "기압이 낮거나 편서풍 또는 북풍이 부는 날이면 공장에서 나오는 냄새와 미세먼지가 동네 전체로 퍼진다"며 "예산군 환경과와 충남도에 전화로 민원도 수십 차례 제기했다. 하지만 전혀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홍씨는 또 "공장 측에 격납고를 만들고 그안에서 작업을 하고 소음과 가스 발생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공장 측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마을 회관에 모인 효림리 주민들. 주민들은 헬기 공장의 소음도 문제지만 최근에는 폐질환 환자까지 증가 하고 있다며 걱정했다. ⓒ 이재환


마을 주민 A씨도 "공장을 설립할 때 이장을 했다. 당시 예산군은 정비공장을 짓되 50명에서 100명 이상의 생산직을 고용하라는 조건을 내세웠다"며 "하지만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헬기 공장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도 주민들의 민원을 잘 알고 있다. 문제 해결을 고민하고 있다"며 "서산 민항이 생기면 그쪽으로의 이전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먼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이 폐 질환의 원인을 헬기 공장으로 지목한 것과 관련해서는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동차의 경우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아 매연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헬기는 매연 측정 기준이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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