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요구' 현충사 박정희 현판, 결국 존치 결정
21일 문화재청 "현행 유지" 판단... 이순신 종가 "<난중일기> 전시 없다, 유감"
▲ 현충사 현판박정희 대통령 친필 현판으로 1967년 걸렸다. ⓒ 구진영
결국 현충사 내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은 살아남았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21일 사적분과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아산 이충무공 유허 내 현충사 사당 현판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현충사 박정희 현판을 둘러싸고 이충무공파 종친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임금"이라며 박정희 현판 철거 반대 입장을 표명해 논란이 일었다.
"1967년 건물에 숙종 현판 일체성 훼손"... "유감, <난중일기> 전시 없다"
21일 문화재청은 "충무공파 후손들 간에도 서로 의견이 엇갈린다"라면서 "1967년 성역화사업 당시 만들어진 새로운 사당에 숙종 사액 현판을 설치하는 것은 그 시대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건물과 현판의 일체성을 훼손한다"라고 현행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문화재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이순신 종가 측은 2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유감이다"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임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지금의 현충사에선 이순신 장군 정신이 빛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종가 측은 "현판이 내려갈 때까지 난중일기 및 기탁 유물 전체를 현충사에 전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시 중단이지 현충사에 유물을 기탁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난중일기> 등 이순신 장군 유물은 그대로 현충사 수장고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국정감사 당시 현충사 안에 있는 금송(일왕 상징 나무)을 지적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교문위, 인천 서구을)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현재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이 현충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문화재청의 판단이 아쉽다"라면서 "현충사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문화재청에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현충사 현판 1707년 숙종이 사액한 현판의 모습 ⓒ 구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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