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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의 첫 시작은 고 김학순 할머니 위안부 피해 사실 증언"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에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문다

등록|2018.02.23 10:06 수정|2018.02.23 10:06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여전히 피해자 할머님들과 시민단체들 그리고 대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처음 수요 시위를 한지 올해로 26년이 되었다. 하지만, 일본정부의 진정한 사죄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생존하고 있는 피해자 할머님들은 22일 기준으로 30명이다.

지난 22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더불어 민주당 권미혁 의원을 만나 인터뷰하였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 ⓒ 김성엽



- 인터뷰에 앞서 의원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반갑습니다. 이렇게 인터뷰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권미혁이라고 합니다. 현재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과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에 있으며, 더불어민주당 원내 부대표, 국회 여성아동인권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알리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인터뷰를 한 뒤 기사를 연재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멀리 부산에서부터 찾아와주셔서 고맙고 반갑습니다. 저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20대 국회 시작하자마자 국회 전시회 개최 주도, 12.28한일합의 무효결의안 동참, 국내외 간담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12.28 합의무효와 일본정부의 법적책임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의정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작년 3.8세계여성의 날이 마침 1273차 정기 수요시위가 있던 날. 이 날을 기념하여 당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의총에서 '정의기억재단'의 '20만동행인 모금 범국민운동'에 동참하자고 제안했고, 민주당 국회의원 121명 전원동참을 이끌어냈죠."

- 무엇보다 의원님은 수 십 년 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과거 여성운동가 시절 때와 현재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에 대해 궁금합니다.
"네 맞습니다. 일단 저는 30년 가까이 여성단체에서 활동해오며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상규명과 법적 책임이행, 피해자 인권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국가 책임을 강조해왔습니다. 특히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를 주축으로 한 수요시위는  여성단체, 시민단체가 번갈아 주관하여 26년간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 연대하며 여성인권, 평화를 위한 공감대와 여론을 형성해왔죠. 이러한 단체활동의 저력과 매력은 바로 문제해결을 위한 공감대 형성과 수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를 통한 해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저력이 이제 일반시민은 물론 대학생, 청소년 등 미래세대를 비롯하여 국경을 넘어선 연대의 장으로 확장되어 더욱 뿌듯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 특히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서 지난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합의로 인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분들의 고통과 사회 갈등을 해결해야 할 막중한 책임에 어깨가 더욱 무겁습니다.

그로인해 저 역시도 20대 국회 개원하자마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한 합의 무효 확인 및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공동발의하였고, 이후에도 수많은 의원들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에 관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법안 상정조차 이뤄지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국회의 힘은 입법을 통해 제도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큰 장점과 권한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법개정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무엇보다 피해 당사자와 국민이 배제된 정치적 합의였던 만큼, 이제라도 원하는 방향으로 문제해결이 될 수 있도록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노력을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국회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 중인 권미혁 의원. ⓒ 김성엽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한국에 국한된 일국적 사안이 아닌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 문제로 국제 사회가 공통으로 관심 갖는 전 세계 여성인권의 문제입니다. 생존자 할머니들이 겪은 억압과 고통은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성폭력과 성차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를 '위안부', '정신대', '종군위안부', '일본군 위안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각 시대 인식을 반영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명명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피해자 할머님들에 또 다른 상처를 안겨주었죠. 그래서 이제는 '일본군 위안부'가 자발적 희생이 아닌 일본정부에 의해 강제동원되어 전시하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성노예'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일본군 성노예제 생존자'분들을 여성에 대한 폭력이나 인권 문제로 접근하기 이전에 여성의 정조, 순결이 짓밟혔다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때문에 피해 사실을 폭로하지 못하고 '죄인'처럼 숨죽여 살아온 세월이 있었습니다.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께서 피해 증언을 한 이후부터 이 문제는 일국의 문제가 아닌 전시 성폭력 문제이자 여성인권의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다뤄지기 시작했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앞장서온 피해 할머니들은 피해자에서 생존자로, 이제는 전시 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여성인권 운동선구자로서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자리를 빌어 할머님들께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 요즘 페미니즘이 사회적 화두입니다. 'Girls Can Do Anything' 과 미투운동 등이 있습니다.또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때 피해자 할머님들은 단순히 피해자를 넘어선 26년간 수요일을 지키며 인권운동을 앞장서 활동 중에 있습니다. 권미혁 의원님도 1세대 여성운동가로서 피해자 할머님들 곁을 지켰을 것입니다. 그동안의 의원님의 삶을 되돌아보았을 때 뿌듯했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  2018년 2월 14일 피해자 할머님 한분이 또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지난 2월 14일 수요시위에 별세한 할머님의 빈자리에 영정과 꽃다발이 놓여있는 사진을 보니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수요시위에 참석한 할머님들이 많았습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최근 사회 각계에 미투운동이 들불처럼 확산되면서 자신들이 겪은 성폭력, 성차별에 대한 말하기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윤미향 정대협 대표께서 미투 운동의 첫 시작은 고 김학순 할머니의 '위안부' 피해 사실 증언이라고 말하셨는데 이에 대해 저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께서 내가 피해자다라고 대중 앞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그 뒤를 이어 293명의 생존자와 북한,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만, 중국, 일본, 동티모르, 네덜란드, 호주 등 일본군 성노예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있었다.이미 미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라고 정대협 윤미향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던데 저 역시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또한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말하기는 꾸준하게 이어져 왔고 그런 역사들이 쌓여 오늘날 페미니즘 열풍을 비롯하여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미투운동이 확산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성폭력, 성차별에 대한 인식변화에 한 획을 그어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강렬해지고 있는 만큼 그동안 여성운동에 몸담아 활동한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죠.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은 많습니다. 얼마 전 청와대 오찬에 할머니들이 공식 초청되어 여덟 분이 참석하셨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청와대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은 것이 이번 정부 들어서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12.28한일합의에 대한 문 대통령의 공식사과를 받고 합의의 잘못된 점을 들으시고는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펑펑 우셨다는 할머님들의 이야기와 사진 속에 담긴 할머님들의 환한 웃음에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그 분들은 해방이후 73년간을 '생존'하시면서 일본정부의 진정어린 사과를 기다리고 계시지만 12.28 합의무효와 피해당사자분들이 원하는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과 인권을 위한 일본정부의 법적 책임이행 요구 등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많은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국민여러분들도 적극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의원님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여당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또 여성국회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저를 비롯하여 많은 의원들이 국회 상임위,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소녀상 철거를 둘러싼 이면합의설, 유네스코 등재지원 중단 배경, 화해치유 재단설립 및 피해자 현금지급 종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검증TF 결과, '이면합의'없다던 전 정부에서 피해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이면합의'를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죠.

작년 12월 27일 발표된 외교부의 한일 일본군'위안부'피해자 문제합의 검토TF결과와 여가부의 '화해치유재단 점검결과 보고'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주무부처인 외교부는 배제된 채 이병기 국정원장 주도로 8차례 고위급 밀실협의가 이뤄졌고, 그 결과 '사죄의 불가역성'이 '해결에 대한 불가역성'으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났어요.

화해치유재단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조용하고 신속하게 재단설립 할 것'을 지시하였죠.
한일합의 체결 직후인 2015년 12월 30일, 외교부는 재단등록 부처를 여가부로 명시한 '재단 설립계획안'을 제시하고 2016년 1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은 '조용하고 신속하게 설립을 추진할 것'을 지시와 이에 따라 여가부는 평균 20일이 소요되는 법인설립허가를 단 5일 만에 처리하고, 법인사무실 임대차 계약도 여가부 직원이 대리 체결하는 등 재단설립을 적극 지원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검증결과 발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는 역사대로 진실과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다뤄갈 것"이라며 "정부는 피해자 중심 해결과 국민과 함께하는 외교라는 원칙아래 빠른 시일 안에 후속조치를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제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서 그동안 피해자들이 요구했던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 공식사죄, 법적배상이 반영되지 않은 한일합의에 대해 '피해자중심적 접근'이라는 기준으로 정의로운 해결을 방안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여성가족부는 피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가 30명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후속조치가 조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운동가들과 많은 시민들이 함께 기억하며 행동하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전시성폭력을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그동안은 연대적인 관점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과 활동가들 그리고 시민들과 'ONE TEAM'이 되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면 더욱더 좋지 않을까요? 권미혁 의원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피해자 의견은 배제한 채 일방적 합의를 주도한 박근혜 정부가 "일본 정부의 책임을 사상 최초로 명확히 표명하는 합의"하라며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치켜세우는 사이, 화해치유재단 등 합의를 둘러싼 국내외의 분열된 여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당사자와 국민 대다수가 합의에 반대하고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 중심의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인 만큼 앞으로 정치권, 시민사회, 더 나아가 국경을 넘어선 연대는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이미 지난 정권 하에서 12.28한일합의 문제에 공감하고 있는 정치권과 현장단체, 학계, 국제연대기구와 연대하며 수차례의 간담회, 토론회, 기자회견 등을 진행해왔습니다.
특히 저는 국회 등원하자마자 20대 국회 초반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현장단체,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기자들, 소녀상을 만든 작가 등 다양한 그룹과 소통하며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죠.

2016년 7월 14일부터 19일 6일간 진행된 <"진실과 정의는 지지 않습니다" 12.28 한일합의 무효화와 일본정부의 법적책임이행 촉구 전시회>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과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정대협과 공동주최하였습니다. 또한, 한지문화연대, 소녀상 작가인 김서경·김운성 작가의 후원과 한겨레, 뉴시스, 시사인, 민중의 소리, 로이터, 노동자연대, 미디어오늘 그리고 그 외 많은 사진작가분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또한 사회 각계각층에서 행사취지에 깊은 공감을 하신 기자들과 많은 사진작가분들의 아낌없는 참여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셔터를 눌러 순간을 담은 소중한 사진작품 28점을 선뜻 기부해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전시된 사진에는 최종적/불가역적인 졸속 합의에 맞서 재협상과 정의로운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피해할머니들과 수많은 시민들의 집회현장, 일본 정부의 소녀상 철거요구에 맞서 밤샘 농성을 하며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들 등 당시 절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시민들에게 일본군 성노예제에 대한 문제점을 강렬한 사진으로 전달해줄 수 있었습니다.

전시가 끝난 이후에 전시된 사진은 정대협에 기증했고 이후에 지역구 의원들(박주민 의원)께서 지역 순회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하는 등 시민들에게 일본군 성노예제 진실과 정의로운 문제해결에 알리는데 활용되어 더 뿌듯하고 기뻤습니다다.

앞으로도 미래세대가 일본군성노예 피해자들을 기억하게 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얼마전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에 방문한 관람객 추이를 들어보니, 2015년 이후부터 매년 청소년 관람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의 연대, 기억, 역사교육, 전시 하 여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연대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돼요."

권미혁 의워실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 김성엽


- 끝으로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바뀐 만큼 12.28한일합의 문제에 대해 피해당사자뿐 아니라 정치인, 시민사회, 학계, 더 나아가 국경을 뛰어넘는 연대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국회에서도 든든한 뒷받침과 지원이 가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오랫동안 법안 안건조차 상정되지 못했던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지원법'을 심사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공청회가 열린 바 있습니다.  피해자 지원과 기념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도록 국회의 논의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
덧붙이는 글 필자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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