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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려먹다 쫓아내... 이게 세계적 대기업이 할 일입니까"

[모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울려퍼진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

등록|2018.02.24 13:45 수정|2018.02.24 13:45

▲ ⓒ 변창기


▲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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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4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 노동자 200여 명이 모였습니다. 2인의 업체 경리직, 1인의 촉탁직 해고자에 대해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것이었습니다.

"부당해고 철회하고 원직복직 이행하라!"

노동자들은 그렇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OO씨와 허OO씨는 각각 2007년, 2008년에 현대차 사내업체 입사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6월 초 업체가 폐업되면서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때부터 두 경리 노동자의 복직 투쟁이 시작됐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잠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하루 아침에 너무 갑작스럽게 일자릴 잃으니 너무 황당하고 억울했어요. 자고 일어나도 비정규직 현실, 내 자식도 비정규직일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 여성 인권이 바닥인 우리나라 고용체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너무 화가 났어요. 우리가 뭘 잘못했나요? 지난 10여 년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업체를 폐업시키고 우리 일자리를 잃게 하는 게 세계적인 대기업에서 할 일입니까."

그것이 두 여성 경리해고자를 투사로 만든 이유가 됐습니다. 촉탁직이었던 박OO씨도 2013년 2월 하순께부터 근무했다고 합니다. 현대차는 2년을 1개월 남짓 남겨두고서 계약 만료라고 해고시켰다는 주장입니다.

"저도 너무 억울하지요. 2년 동안 십수 번이나 쪼개기 계약하며 이곳저곳 돌리며 부려먹더니... 2년 지나면 안 되는지, 쫓아내대요? 그래서 3년째 이렇게 복직투쟁하고 있습니다."

세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재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에 가입된 조합원입니다. 세 비정규직 노동자는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해고 문제로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어주는 것을 고맙다고 했습니다. 사실, 대부분 조합원이 현장직으로 구성돼 있고 경리직이나 촉탁직은 그동안 조합원이 없었습니다.

이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는 경리직·촉탁직·업체 생산직 등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여 단결된 목소리를 냈습니다. 사회로부터, 정치로부터 외면 당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모여 제 목소리를 낼 때에 비로소 세상은 조금은 올바르게 굴러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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