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경호
▲ ⓒ 이경호
아들 개학을 준비하다 연필깎이가 고장 난 것을 알았습니다. 최소 4자루 이상의 연필이 필요하다는 아들 말에 과거를 회상하며, 솜씨를 발휘하기로 했습니다.
어릴 적 연필깎이는 그래도 재정이 풍부한 집에만 있는 고급스러운 물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연필깎이에 뒤지지 않기 위해 연필 깎는 수련을 하곳 했었지요. 칼로 깎고 긁어가면서 모양을 잡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습니다. 이렇게 깎은 연필은 연필깎이보다 잘 깎았다는 평가를 종종 받곤 했었지요!
옆에서 아들도 깎아보겠다고 칼을 들었습니다. 생각처럼 깎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모든 일에는 수련이 필요하다며 잘 난 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연필 깎는 법을 모르겠지요... 연필을 깎으며 칼을 다루는 법을 배웠었는데, 편리한 세상이 좋게만 느껴지지는 않네요.
이제 고장 난 연필깎이를 버리고 새로 사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들도 연필 깎는 방법을 배워 다시 아들에게 알려 줄 수 있도록 수련을 시킬 예정입니다. 고장 난 연필깎이 덕에 잠시 연필을 깎으며 옛 생각에 젖어봅니다. 아들과 할 일도 하나 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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