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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성추행' 보도 반박하며 "만난 사실도 성추행 사실도 없다"

"<프레시안>이 대국민 사기극"... 매체 소속 기자 "기사서 말 바꾸기 한 적 없다"

등록|2018.03.12 13:04 수정|2018.03.12 14:41

정봉주 "성추행 보도는 대국민사기극"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성추행 시간과 장소에 자신이 없었다는 사진 등을 증거로 내세웠다. 또한 프레시안 보도에 대해 '기획된 대국민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 남소연


과거 자신을 지지하는 대학생 A씨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출마 계획을 접지 않겠다고 밝혔다.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 5일 만에 나온 공식 입장이다.

정 전 의원은 해당 의혹을 처음 보도한 <프레시안>이 사실 확인 없이 보도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국민과 언론이 속도록 기획한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표현도 썼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반박하자 (<프레시안>은) 세 차례 걸쳐 말 바꾸기로 스스로를 부정했다"라고 말했다. 해당 매체가 이어진 보도에서 성추행 행위, 장소, 날짜 등을 변경했다는 주장이었다.

"얼굴을 들이밀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얼굴을 들이밀면 성추행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전 이런 행동도 한 일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출마 1시간 반 전 가짜뉴스를 보도하면서 출마를 못하게 하고 정치 생명을 끊어 놓으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이 언급한 바와 달리, 보도 내용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이 지적한 '얼굴을 들이밀었다'는 내용은 '성추행이 아니다'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아래는 A씨가 지난 9일 <프레시안>에 보낸 입장문 중 당시 상황을 설명한 부분이다.

"저는 당시 장소에 대해서도 대강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안내 받은 방은 창문이 없고 하얀 커버가 덮인 테이블이 있고, 6~8인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룸이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그 레스토랑 룸 안에는 옷걸이가 따로 있었는데 정 전 의원은 황급히 나가려고 옷걸이 쪽으로 다가가 코트를 입는 저에게 급하게 다가와 껴안고 얼굴을 들이밀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또렷하게 기억하는 그날 악몽의 전부입니다."

'성추행 의혹' 전면 부인... 증거 내세운 정봉주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성추행 시간과 장소에 자신이 없었다는 사진 등을 증거로 내세웠다. 또한 프레시안 보도에 대해 '기획된 대국민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 남소연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고 보도된 2011년 12월 23일 오후 3시 54분에 명진스님 및 진선미 의원 등 자신의 지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12월 23일이건, 12월 24일이건, A씨를 만난 사실도 성추행한 사실도 없다"라면서 "(기사는) A씨가 성추행 당했다는 일시가 명확하지 않다"라고 반박했다(관련 기사 : 이틀 만에 '성추행' 부인한 정봉주, <프레시안>도 후속 보도).

정 전 의원은 또한 "당시 A씨를 만난 건 맞다"라고 보도된 지난 8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정보도를 요청했고, 해당 기자의 답변은 11월경부터 12월경을 (당시로) 통칭한 것으로 이해하고 기사를 썼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의혹을 보도한 <프레시안> 기자와 A씨 간의 관계도 드러냈다. 정 전 의원은 "기자와 A씨는 같은 학교 친구고 '나꼼수' 지지자로 공식 모임에서 두세 번 만났다"라면서 "(<프레시안>에) 허위기사에 대한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한다. 만일 조치가 없다면 허위사실 공표죄로 고소하는 것을 포함해 제가 취할 모든 법적 조처를 다 취하겠다"라고 말했다.

<프레시안> 소속 기자 "보도는 일관 됐다... 말 바꾸기 한 일 없어"

'성추행 의혹' 반박 나선 정봉주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성추행 시간과 장소에 자신이 없었다는 사진 등을 증거로 내세웠다. 또한 프레시안 보도에 대해 '기획된 대국민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 남소연


반박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정 전 의원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의 주장과 달리, <프레시안>의 한 소속 기자는 "정씨가 주장한 것처럼 (프레시안은) '말 바꾸기'를 한 적이 없다"라면서 "우리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23일, (렉싱턴 호텔의) 뉴욕뉴욕 (레스토랑) 룸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라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이 추가 보도에서 날짜를 변경했다고 주장한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정씨가 (날짜 변경을) 문제 삼는 것은 2012년 1월 경 피해자가 보낸 이메일 한 통인데, 이는 본문에도 '당시 피해자가 날짜를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이 돼 있다"라고 말했다. 9일 보도된 해당 <프레시안> 기사에는 아래와 같이 기록돼 있었다.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날짜가 '크리스마스이브', '감옥행 2일 앞둔 날'로 기술된 점은 <프레시안> 첫 보도에서 진술한 날짜(12월 23일)와 하루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A 씨는 "정 전 의원의 수감 일을 잘못 기억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즉, K 씨에게 보낸 메일을 작성할 당시, 정 전 의원의 수감일을 12월 25일(실제 수감일은 26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봉주 "성추행 보도는 대국민사기극"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퇴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성추행 시간과 장소에 자신이 없었다는 사진 등을 증거로 내세웠다. 또한 프레시안 보도에 대해 '기획된 대국민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 남소연


한편,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지난 7일 출마 기자회견 무마 당시 곧바로 해명을 전하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자료를 모으는 데 네티즌들이 도움을 줬다. 많은 분이 자료를 줘 (기억을) 더듬었다"라면서 "그날은 7년 전이고, 이 기억을 당시 다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프레시안>이 정 전 의원을 공격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그것은) <프레시안>에 물어봐야 한다"라고 일축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민주당의 복당 심사에 대해서는 "제 충분한 소명을 듣고 당에서 합리적 판단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무엇보다 진실 규명이 필요한 것 같다"라면서 "현재의 상황처럼 사진이나 본인의 기억, 진술만으로 공방해서 드러날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같은 날 CBS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사법 수사를 통해 명확하게 밝혀 만약 (정 전 의원이) 성추행 사실이 있었는데도 부인하고 공개적으로 피해자의 명예가 손상될 주장을 한 거라면 상당히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 같다"라면서 "(반대로) 이것이 허위 사실이라면 정 전 의원에게 심각한 공적 명예 손상을 입힌 분도 그에 따라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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