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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상대로 '2골 폭발'... 메시, 이보다 잘할 수는 없다

[2017·20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바르셀로나, 첼시에 3-0 완승

등록|2018.03.15 09:48 수정|2018.03.15 09:48
리오넬 메시가 볼을 잡으면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이제는 익숙할 법도 한데 매번 놀랍다. 그가 번뜩이니 3골이 터졌고, 바르셀로나는 손쉽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진출에 성공했다.

FC바르셀로나가 15일 오전 4시 45분(아래 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프 누에서 열린 2017·2018시즌 UCL 16강 2차전 첼시와 맞대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팀보다 위대한 개인, '리오넬 메시'

바르셀로나가 경기 시작 3분 만에 선취골을 터뜨렸다. 메시가 오스만 뎀벨레에게 패스를 주고 문전 앞으로 빠르게 달렸다. 뎀벨레의 패스가 마르코스 알론소의 몸에 맞고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향했고, 수아레스는 감각적인 힐패스로 반응했다. 이를 순식간에 문전 앞에 도달한 메시가 강력한 땅볼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슈팅 각도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메시였다.

승부가 갈렸다. '신'이라 불리는 메시인데 몸 상태까지 최상이었다. 전반 20분, 메시가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그가 중원에서 볼을 가로채 질주를 시작하자,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빠르게 문전 앞에 도달했고, 반대편으로 볼을 연결했다. 메시에게 집중된 수비는 반대편에서 달려든 뎀벨레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뎀벨레는 골문 상단 구석을 때리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 2018년 3월 15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스페인 캄프 투 경기장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첼시의 은골로 캉테와 공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첼시도 마냥 당하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고, 빠른 측면 공격으로 만회골을 노렸다. 윌리안과 에당 아자르가 중거리 슈팅을 통해 득점을 노렸고, 윌리안의 순간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알론소의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졌다. 상대 진영에서 볼을 가로챈 은골로 캉테의 번뜩이는 드리블과 슈팅도 나왔다.

그러나 정확도가 떨어졌고, 슈테겐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44분, 알론소가 절묘하게 감아 찬 프리킥 슈팅은 골대를 때렸다. 후반 들어서도 첼시의 분위기였다. 후반 3분, 윌리안이 번뜩이는 움직임과 패스로 알론소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했지만, 상대 수비 태클에 막혔다. 페널티킥이 기대되는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득점을 터뜨리지 못하는 첼시가 답답했던 것일까. 후반 18분, 메시가 '골은 이렇게 넣는 거야'하고 외치는 듯한 환상적인 추가골을 터뜨렸다.

메시는 폭발적인 드리블에 이은 강력한 땅볼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3명의 수비수가 메시를 저지하려 했지만, 그의 순간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후반 33분에는 골문과 거리가 상당한 지역에서 날카로운 프리킥 슈팅을 선보이며 해트트릭까지 노렸다.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맹활약이었다.

결국, 메시를 앞세운 바르셀로나가 승리를 챙겼다. 첼시는 후반 막판 안토니오 뤼디거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강타하면서, 1, 2차전 합계 골대만 무려 4번이나 맞췄다. 그들은 메시의 믿기 힘든 활약에 운까지 따르지 않으면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1, 2차전 합계 '3골 1도움' 메시, 이보다 더 잘할 수는 없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다. 발베르데 감독은 지난 11일 말라가 원정에서 메시를 활용하지 않았다. 선발은 물론 교체 명단에도 넣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있는 이날을 위한 선택이었다.

발베르데 감독은 지난달 21일 첼시 원정에서 느낀바가 컸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굉장히 어려운 경기를 했다. 메시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은골로 캉테의 '그림자 수비'에 매우 고전했다. 윌리안의 슈팅이 2차례나 골대를 때리지 않았다면, 패했어도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 

메시의 체력 안배가 필요했다. 신이라 불리는 선수지만, 어느덧 30대다. 바르셀로나가 16강 1차전 이후 첼시보다 1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러웠다. 사실상 리그 우승의 향방을 결정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승리하면서 여유도 생겼다. 메시는 첼시와 1차전을 포함해 4경기 연속골을 폭발시키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휴식을 부여 못 할 이유가 없었다.

꿀맛 같은 휴식을 맛본 메시는 더 무서웠다. 수비수 3명이 따라붙어도 막을 수가 없었다. 순간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6차례 성공), 날카로운 패스(1도움), 위협적인 프리킥, 승부를 결정지은 득점(2골)까지, 이보다 더 잘할 수는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첼시와 UCL 16강전에서 1, 2차전 합계 4골(4-1)을 터뜨렸다. 메시가 3골을 넣었고, 1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그가 바르셀로나를 8강으로 끌어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발베르데 감독의 탁월한 선택과 용병술, 2개의 도움을 포함해 끊임없이 상대 수비진의 시선을 끌어준 수아레스,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님에도 중원을 책임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헌신도 8강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강하게 몰아붙이는 첼시를 상대로 '뚫을 수 없는 벽'의 존재감을 보인 사무엘 움티티는 빼놓을 수 없는 승리의 주역이다.  

이보다 더 잘할 수 없는 활약을 보인 메시, 훌륭한 지도자와 팀원이 함께한다. 바르셀로나가 3시즌 만에 UCL 우승을 꿈꾸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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