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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정수 줄어서 문제? 선거구 쪼개기가 더 문제"

이근하 정의당 충남도당 여성위원장, 거대정당 중심의 선거구 획정 비판

등록|2018.03.16 11:19 수정|2018.03.16 11:21

▲ 지난 14일 충남녹생당, 정의당 충남도당 등 진보정당들이 2~3인 선거구 일색의 충남 선거구 획정안을 비판했다. ⓒ 이재환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대 정당 중심으로 선거구를 재편하는 이른바 '선거구 쪼개기' 문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15일 4인 선거구였던 고양시와 남양주시의 선거구를 각각 2인 선거구로 쪼갰다. 전날 경기도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한 획정안을 수정해 의결한 것. 그 때문에 경기도에서는 4인 선거구가 사라졌다. 이른바 선거구 쪼개기의 문제점은 소수정당의 의회 진출 가능성을 사실상 가로막는다는 데 있다. 충청남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4일 충남도의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가 제출한 선거구 확정안을 부결했다. 태안과 금산 등 의원 정수가 줄어든 일부 지역 의원들은 선거구획정위원회를 항의 방문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섰다. 충남도의회는 선거구 획정정안을 부결함으로서 결국 지역구 의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비록 충남도의회가 선거구 획정안을 부결했지만, 아직 문제는 끝난 게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충남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정한 선거구 획정안을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충남의 일부 진보정당들은 부결된 획정안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선거구 쪼개기로 보고 있다. 의원 정수가 주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소수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 가능성을 그나마 높일 수 있는 4인 선거구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충남의 경우 4인 선거구는 당진, 계룡, 부여가 각각 1개소, 아산 2개소로 총 5개소뿐이다.

대부분의 선거구는 2인 선거구(25개소)와 3인 선거구(25개소)로 이뤄져 있다. 충남의 2인 선거구와 3인 선거구수는 총 50개다. 2~3인 선거구 일색인 것이다.  

아산시 배방·송악 선거구에 출마할 예정인 이근하 정의당 여성위원장은 기호 1번과 2번, 즉 거대 정당에 유리한 2~3인 선거구 일색의 획정안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내가 출마하는 배방·송악은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서는 4인 선거구였다. 그래서 후보로 출마했다. 하지만 이번 획정 안에서는 3인 선거구로 쪼개졌다. 그만큼 당선 가능성이 낮아졌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4인 선거구로 남아있는 계룡과 부여는 자유한국당과 같은 보수정당의 지지도가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4인 선거구가 유지된 곳도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에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되는 지역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장진 정의당 충남도당위원장은 지난 14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소수정당은 그동안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물론 능력이 없다는 것도 일정분 인정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소수정당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는 구조 안에서는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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