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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과 탐색전 벌이는 아이들, 동물원 아닙니다

[독한 이민 생활] 공원에서 직접 만나는 야생동물과의 산교육

등록|2018.04.04 15:07 수정|2018.05.04 11:25
독한 이민 생활은 독일에서의 한국인 이민 생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과 다른 독일의 육아, 생활, 회사 문화 등을 재미있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말]
독일에서 딸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있는 공원을 소개해드릴게요. 이 공원 이름은 'Favoritepark'입니다.

정문 앞에는 'schloss'(성)가 보이고, 뒷문의 'S-Bahn'(지하철) 쪽으로는 'Monrepos'와 연결됩니다. 아래 사진에 보면 'Naturschtzgebiet und Wildpark'라고 적혀 있는 거 보이시나요? 자연보호구역과 야생동물사육공원이라는 뜻입니다.

지도지도 ⓒ 이상연


자연보호구역과 야생동물사육공원이지만 가족 단위로도 많이 오고, 주변 학교의 학생들, 데이트, 조깅 등등 정말 많은 분들이 찾는 공원이에요. 입장료요? 무료입니다. 

정문을 지나자 마자 보이는 Schloss Favorite. 언덕 정중앙에 자리잡고 있어서 이 공원을 더 빛내줍니다. 한겨울의 공원 모습이라 휑한 느낌도 있지만 Schloss Favorite 건물의 색감이 워낙 예뻐서 삭막한 느낌은 안 들어요.

Schloss Favorite자연보호구역 공원 안에있는 성 ⓒ 이상연


길고 긴 산책로는 양쪽으로 커다란 나무들이 있어서 운치를 더해줍니다. 봄여름에는 나뭇잎이 우거져서 싱그러운 느낌이고요. 워낙 큰 나무들이 햇볕을 막아주기 때문에 의외로 많은 분들이 여름에도 나무그늘의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피크닉 오는 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지요. 겨울과 여름 어느 계절에 찾아가도 멋지고 힐링을 할 수 있는 장소인 것 같아요!

자연보호구역 산책로자연보호구역 공원내 산책로 ⓒ 이상연


자연보호구역자연보호구역 내 산책로 ⓒ 이상연


그리고 이곳이 들어가면 안 되는 금지구역입니다. 자연보호구역이라는 거죠. 푯말이 곳곳에 세워져 있어 산책로를 벗어나 저곳으로 가까이 가는 분들은 없습니다. 오로지 사슴들의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자연보호구역관리와 보존이 잘되고있는 자연보호구역 공원 ⓒ 이상연


자연보호구역이 가까워질수록 많은 사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우루루루루루 몰려다니기도 하고 따로 이동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 사슴들과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완전 작은 아기 사슴도 쉽게 무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정말 귀여워요.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들은 사슴들 먹이를 미리 챙겨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직접 먹이도 주고, 가까이에서 사슴들을 볼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주더라구요.

야생동물사육공원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야생동물사육공원에서 볼수있는 사슴 ⓒ 이상연


아기사슴야생동물사육공원에서 만날수있는 아기사슴 ⓒ 이상연


먹이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사슴들이 아이들을 피하지 않아서 같이 어울려 놀기도 합니다. 두 돌도 안 된 아기들이 쫓아다니니까 도망갔다가 다시 가까이 오고, 또 도망갔다가 가까이 오고. 아래 사진은 아가들과 사슴들의 탐색전 같지요?

저렇게 어릴 때부터 공원에서 아이들이 가까이에서 사슴을 보고 느끼고 교감할 수 있도록 이 공원을 이용하는 모든 시민들이 자연보호구역을 함께 지켜나가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사슴들과 가까이 노는 아이들야생동물사육공원에서 아이들과 사슴들 ⓒ 이상연


독일은 이런 자연보호구역에 야생동물사육공원이 꽤 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임에도 관리가 철저하게 된다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하는 공원임에도 작은 쓰레기조차 찾아볼 수 없고, 사슴들에게 이상한 음식을 주는 이들도 없습니다. 자연보호구역이라고 표시되어있는 곳에 함부로 발을 들여놓는 사람들도 없고요. 시민들이 함께 이 공원과 야생동물들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노력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장소입니다.

한국도 시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누구나 이용 가능한 야생동물사육공원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근처에 이런 장소가 있으면 아이에게는 산교육이 되고, 누구나 자연과 함께 힐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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