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황새 복원 위해 땅 한평 사고, 타임캡슐 묻은 주민들

충남 예산군 대술면 주민들, 황새 살리기 나서

등록|2018.03.30 14:52 수정|2018.03.30 14:52

▲ 황새 번식지 공원 인근에 황새 모형이 놓여져 있다. 행사를 위해 놓아 둔 것이다. ⓒ 이재환


▲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 황새 번식지 공원에는 박시룡 교수가 직접 그린 황새 그림이 걸렸다. ⓒ 이재환


궐곡리는 황새가 번식하기에 접합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자연환경이 비교적 잘 보존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궐곡리는 지난 2013년부터 폐기물 처리장 건립 문제를 놓고 주민과 업체 간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궐곡리 주민들은 "황새 번식지가 있는 청정 마을에 산업 폐기물처리장이 건립되어선 안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황새 번식지 공원이 있는 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골리에서는 지난 29일 황새를 주제로 한 행사가 열렸다. 황새는 천연기념물 199호이다. 궐곡리 주민들과 예산역사연구소, 황새 전문가 등은 이날 황새 관련 그림과 자료를 타임캡슐에 묻었다. 이날 묻은 타임캡슐은 오는 2096년 7월 17일에 개봉될 예정이다.

황새 전문가 박시룡 전 교원대 교수는 "지난 2009년 문화재청은 대술면 궐곡리 옛 번식지에 황새복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예산군을 황새 복원지역으로 선정했다"며 "산업 폐기물 예정지를 황새들이 살 수 있는 땅으로 되돌려야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역사연구소, 박시룡 교수, 궐곡리 주민들은 최근 산업 폐기물 예정지(총 7만여 평)를 십시일반으로 사는 이른바 '땅 한 평 사기' 운동을 시작했다. 땅 한 평의 가격은 3만원이다. 이날 행사에서 땅을 산 주민들은 박시룡 교수가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로 받았다.

이와 관련해 박시룡 교수는 "산업 폐기물 예정지를 사들여 황새와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생태 주택도 짓고, 습지도 되살려 생태 농사를 지으며 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 황새 관련 그림이 담긴 타임 캡슐을 묻기 전 주민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이재환


▲ 타임캡슐은 오는 2096년 개봉될 예정이다. ⓒ 이재환


▲ 황새가 날고 있는 장면이다. 그림은 황새전문가 박시룡 전 교원대 교수가 직접 그렸다. ⓒ 이재환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