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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생명안전공원 반대 현수막 철거해 주세요"

안산 시민, 세월호 추모공원 반대 단체 현수막 철거 요청하는 손편지 돌려

등록|2018.04.02 19:00 수정|2018.04.03 16:07

"4.16안전공원 반대 현수막 철거해 주세요". 안산 한 아파트 주민이 "세월호 유가족을 아프게 하지말자"며 손편지를 돌렸다 ⓒ 엄미야


안산지역 일부 단체들이 세월호 4주기를 앞두고 'OO아파트 주민 일동'이라는 명의로 "납골당(4.16생명안전공원)을 반대합니다"라는 현수막을 인근 아파트단지에 일제히 게재했다. 더 나아가 지난 주말 이들은 안산 주요 도심에서 해골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납골당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에 한 아파트 주민이 최근 "세월호 납골당(4.16생명안전공원) 현수막 철거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손편지를 일일이 써 본인이 사는 아파트에 돌렸다.

이 손편지에서는 "OO아파트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전공원) 반대 시위까지 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판하며, "자식 잃은 부모들에게 상처를 주지말고, 위로할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면 좋겠다"는 내용이 쓰여있다.

이 손편지를 돌린 주민은 2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유가족분들을 응원하는 주민들도 많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좋겠다"면서 "힘내시라"로 세월호 유가족들을 응원했다.

▲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안산 한 아파트단지에 416생명안전공원 설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엄미야


제종길 안산시장은 지난 2월 20일 세월호 유가족 요구를 받아들여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안산 화랑유원지에 4.16생명안전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과 일부 보수단체에선 이를 반대하고 있다.

▲ 지난 주말 안산에서 열린 "납골당(안산시에서 추진하기로 결정한 4.16 생명안전공원) 반대" 집회 ⓒ 엄미야


다음은 손편지 전문이다.

세월호 납골당 현수막 철거를 요구합니다.

안전공원 조성은 4.16을 기억하며 더 이상 이 사회에 그런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의지가 더 큽니다. 자식 잃은 부모들에게 상처주지 말고 그들과 공감하고 위로 할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싶습니다.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시위까지 하는 몰상식한 일은 우리 자식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OO아파트 주민들만이라도 성숙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성숙한 시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진짜 프리미엄 아파트"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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