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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돌 틈을 뚫고 나온 꽃을 보며 느낀 부끄러움

등록|2018.04.03 17:35 수정|2018.04.03 17:35

▲ ⓒ 김경준


▲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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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준


▲ ⓒ 김경준


▲ ⓒ 김경준


사무실로 들어가려다 문 앞에서 멈칫합니다.

'어라. 언제 이렇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나?'

혼자 감탄하며 카메라로 찍고 있자니 옆에서 보시던 부장님께서 "벚꽃이 아니라 매화"라고 귀띔해주십니다. 도시에서 꽃을 감상할 여유도 없이 살아왔더니 매화와 벚꽃이 어떻게 다른 건지도 여태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매화의 향기에 듬뿍 취한 채 사무실로 들어오려니 이번엔 발끝에 채인 돌부리 틈으로 삐져나온 왜제비꽃이 눈에 띕니다.

쭈그리고 앉아 또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풍성하게 잎을 피운 매화에 가려져 사람들 눈에 띄지도 않건만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저런 돌 틈에서도 악착같이 잎을 피워낸 것인지...가
만히 생각해보니 저 꽃은 누군가에게 자신을 내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저 스스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용을 쓰고 있던 것뿐입니다.

저 꽃도 살기 위해 저리 애를 쓰는데 난 오늘도 영혼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남의 눈치만 보며 억지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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