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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들어 밝혀진 남녀 차이에 대한 진실

한국적 미투운동 SNS시대의 사회운동⑤ - 촛불혁명의 후속편

등록|2018.04.09 15:43 수정|2018.04.09 15:43
남녀는 차이가 있다. 남녀는 신체, 생각, 태도, 능력에서 다르다. 그러나 오늘날 남녀 차별을 두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성이 남성 못지않은 자질을 지니도록 성장해야 한다는 인식이 대세다<주 1>. 이는 전통사회에서 당연시 했던 남성 우위의 관념이 곧 자취를 감출 지경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는 남녀가 모든 학문, 직종에서 동등한 능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미투 운동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남녀관계는 갑과 을이라는 권력관계인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살피면 인간은 항상 욕망의 노예가 되어 선과 악을 분간치 못하거나 때로는 광기를 보이기도 한다. 남녀평등. 인간평등을 외치는 21세기에도 인종주의, 여성 폄하를 일삼는 부동산 재벌이 일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도 한다.

20세기 최악의 전쟁광 아돌프 히틀러를 선택한 것도 독일 국민이었다. 이처럼 인류의 역사를 보면 선과 악, 정상과 비정상을 오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남녀에 대한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늘날까지 규명된 남녀 차이 등에 대한 과학적 지식부터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누구나 자명하게 여기는 남녀의 신체적 차이를 살펴보자. 생식기관은 남녀가 각각 다른 구조와 기능을 지니고 있다. 여성의 생식 능력은 30세 이후 감소하면서 폐경과 함께 끝난다. 최고령 여성이 출산한 세계 기록은 67세로 2006년 스페인에서 확인되었다. 최고령 남성이 2세를 본 케이스는 1992년 호주에서 93세 광부의 아내가 아들을 생산한 경우다<주 2>.

남성은 매월 수십억 개의 정자를 생산하지만 여성은 한 달에 하나의 난자를 생산한다. 이 때문에 남성은 일생을 통해 여성보다 훨씬 더 많은 2세를 생산할 수 있다. 기네스북에 기록된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세를 생산한 여성(1707-1782)은 러시아 출신으로 67명의 아이들을 낳아 키웠다. 남성 기록 보유자는 모로코의 왕(1646-1727)으로 800명의 자녀를 생산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고 평균 수명도 짧다. 통계학적으로 남성은 여성에 비해 10년 먼저 심장마비에 걸린다.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한 증상에서는 차이가 있다. 여성은 호흡곤란, 피로,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남성은 심장마비, 가슴 통증의 고통을 많이 당한다<주 3>.

신장, 체중 등에서 남성이 평균적으로는 여성에 앞선다. 남성은 여성보다 키가 크다. 약 15cm 정도 차이가 난다. 남성의 허리와 엉덩이 비율은 여성에 비해 더 크다. 여성의 골반은 남성에 비해 발달해 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송곳니가 더 길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폐활량이 크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머리칼 수가 더 많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힘이 더 강하다. 남성의 피부는 여성에 비해 더 두껍고 기름기가 많다. 여성의 피부는 남성보다 더 따뜻하다. 남성의 두 번째 손가락은 네 번째 손가락보다 짧지만 여성은 반대다<주 4>.

여성은 대부분의 나라의 경우 남성보다 수명이 길다 <주 5>. 그 이유는 남성이 전쟁이나 범죄, 기타 사고로 젊은 나이에 죽기 때문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최근 많은 선진국에서는 남녀 수명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여성이 건강에 해로운 흡연, 음주를 많이 하기 때문이고 남성은 웰빙 생활을 더 열심히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우 남녀 수명의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다양한 약품의 효능이나 부작용은 남녀 차이가 적지 않다. 또한 아버지 유전자가 어머니 유전자를 억제하거나 더 활성화시키거나 반대의 경우도 밝혀졌다<주 6>.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의 건강 상태는 차이가 적지 않은 데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다<주 7>. 정신병에 대한 남녀 차이는 거의 없다. 정신분열증과 조울증 비율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분노와 식사 불규칙,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잘 걸린다. 남성은 여성보다 알콜중독, 반사회성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성인 남성은 여성보다 폐결핵에 더 잘 걸린다. 여성은 폐경 전까지는 순환계통 질병에 남성보다 덜 걸리지만 나이가 60살이 넘으면 남녀가 다 비슷하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폐암에 더 걸린다. 많은 나라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흡연을 더 많이 하지만 젊은 여성의 흡연이 많아지면서 그 차이는 좁혀지고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소경이 될 가능성이 두 배가 높다. 선진국의 경우 이는 여성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골관절염, 골다공증에 더 잘 걸린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냄새와 색의 구별이 뛰어나다<주 8>. 남성은 여성에 비해 움직임을 분간해내고 방향 감각의 능력이 앞선다. 여성은 피부에서 통증을 남성보다 더 예민하게 느낀다. 여성의 체 지방은 남성보다 많고 혈압도 낮다. 남성은 근육이 발달해 있다. 특히 상체가 잘 발달되어 있다. 성인 남성은 혈액 평방 mm 당 520만개의 적혈구를, 여성은 460만개의 적혈구를 지니고 있다<주 9>.

이상에서 본 것처럼 육체적인 면에서 남녀 차이는 명백하다. 그러나 신체적인 차이는 분명하지만 관념이 지배하는 현실의 남녀 세계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즉 남녀평등 시대가 되면서 남녀 차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과거 세대처럼 남녀 간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여학생들이 공부, 놀이, 애정관계에서 더 적극적인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여학생이 리더 역할을 하는 것은 흔한 모습이다. 이런 현상은 남녀 차이의 대부분이 선천적, 생물학적이라고 제시했던 과학자들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다. 오늘날의 변화는 사회화의 위력을 웅변한다. 남녀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사회에서 배우는 것이 과거와 큰 차이가 있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사회적이고 남을 보살피며, 유순하고 겸손하다는 고정관념은 오늘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지난 20여 년 간의 변화는 또 있다. 여성이 성취동기가 약하다는 주장은 이미 설 땅을 잃은 지 오래다.

남녀는 흔히 지각 작용, 시각과 청각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 많았다. 그러나 오늘날 최고급 호텔의 일류 주방장은 대부분 남성이다. 음식 조리는 여성의 전유물이라던 고정관념이 깨진지 오래다. 여성이 남성 전유물이었던 고공 크레인 운전 등을 더 잘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최근 들어서 이다.

또 다른 편견의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흔히 여성은 듣는 감각기관이 발달한 반면 남성은 시각이 발달해 있다거나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수학을 더 잘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엄밀한 조사결과 그것은 일부 재능이 뛰어난 남학생의 경우에 국한했다. 일반적인 지능의 남녀 학생에게서는 그런 차이가 없었다<주 10>. 여학생들의 학교 성적이 뛰어난 것은 주로 전통적인 방식의 시험 결과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컴퓨터 시대가 되어 전통적인 방식의 학습이나 시험의 효용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아지고 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키가 크고 체중도 많이 나간다. 스포츠 경기에서 남성은 여성에 비해 힘과 스피드에서 앞선다. 그러나 여성의 강점도 있다. 여성은 지구력에서 남성보다 뛰어나다. 남녀 육상 선수의 스피드는 20세기 들어서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여성의 기록 향상은 남성에 비해 더 뛰어났다. 수영과 사이클은 비슷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스포츠에서의 남녀 차이는 향후 40 ~ 50년 사이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주 11>.

남성은 여성에 비해 육체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에서 더 공격적이고 위험을 즐긴다는 식으로 말한다. 남성은 여성보다 폭력과 같은 범죄를 더 저지른다고 여겨진다. 이는 영화, 드라마에서 반복되는 고정관념의 하나다. 이런 차이는 선천적인 것이라거나 고정관념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다 존재한다. 그러나 정밀 조사 결과 두 가지 다 정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상에서 남녀 차이에 대한 다방면의 지식들을 살펴보았다. 여기서 분명해 지는 것은 남녀 차이는 존재하지만 그것이 우열의 차이나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남녀 차이가 있다는 것은 남녀가 사회적 역할을 달리하면서 서로를 보완해 완전하게 만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남녀가 전혀 차이가 없는 사회를 상정해 보면 그것은 매우 기이한 세계가 될 것이다. 남녀의 차이를 전제로 한 인류의 행복은 남녀의 행복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남녀의 행복은 남녀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통해 가능하다.

<주 1> http://health.dailynewscentral.com/content/view/310/63
<주 2> http://en.wikipedia.org/wiki/Sex_differences_in_humans
<주 3> Kreeger, K.Y., (2002) Yes, Biologically Speaking, Sex Does Matter, The Scientist 16[1]:35, Jan. 7, 2002 (http://www.the-scientist.com/)
<주 4>
http://en.wikipedia.org/wiki/Sex_differences_in_humans
<주 5> 2009년 전 세계 평균 수명은 남성 65.8세, 여성 70.2세를 기록했다. 최고 장수국은 남성의 경우 아이슬란드(80.8세), 홍콩, 스위스(이상 79.6세) 순이었으며 여성은 일본(86.5세), 홍콩(85.3세), 프랑스(84.9세) 등이 최장수국가에 뽑혔다. 최단명국은 남녀 모두 아프가니스탄으로 44.3세였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남성이 76.2세로 32위, 여성은 82.8세로 17위를 기록했다. 북한은 남성이 65.3세(118위), 여성이 69.5세(125위)였다(연합뉴스. 2009/11/18).
<주 6> Kreeger, K.Y., (2002) X and Y Chromosomes Concern More Than Reproduction, The Scientist 16[3]:25, Feb. 4, 2002, (http://www.the-scientist.com)
<주 7>
http://www.who.int/gender/documents/en/
<주 8> http://news.bbc.co.uk/2/hi/health/1796447.stm
<주 9> http://health.howstuffworks.com/blood1.htm
<주 10> http://www.gender.org.uk/about/00_diffs.htm
<주 11> Dyer, K.F., (1977) The Trend of the Male and the Female Performance Differential in Athletics, Swimming and Cycling, 1958-1976, Journal of Biosocial Science, 9 (1977): 325-39 in Rose.S, Lewontin.R.C, Kamin.L.J, (1990) Not In Our Genes: Biology, Idealogy and Human Nature. (p138) Harmondsworth: Penguin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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