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들 맘놓고 훈련할 수 있게"
신례원초 정구부 눈·비오면 훈련 중단 성인시설엔 수십억 쓰면서… 학부모 원성
▲ 4일 저녁, 신례원초 정구부 선수들이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코트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무한정보> 장선애
"신례원초 정구부는 충남대회 우승은 물론, 전국대회에서도 3위 안에 드는 실력이다. 여기서 배출한 선수들이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등 학교와 지역의 명예를 높이는데 연습장 시설은 너무 열악하다. 성인 체육시설에는 한 종목에 수십억씩 투자하면서 너무한 것 아니냐."
충남 예산군 신례원초등학교 정구장에 돔과 잔디코트를 설치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높다.
지난 1997년 창단한 신례원초 정구부는 20여년 가까이 충남도 및 전국대회에서 수상행진을 계속해오고 있다. 학생수가 많지 않아 선수 선발 여건이 불리함에도 지도자들의 헌신과 선수들의 꾸준한 노력이 일군 성과다.
그러나 정구장 시설이 클레이(점토)코트에 돔시설도 없어 눈·비가 오면 코트가 마를 때까지 여러 날 훈련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부모 한상선씨는 "대회에 가보면 잔디코트로 바뀌는 추세다. 제대로 실력을 내려면 잔디코트에 적응을 해야하는데 지역에 그런 시설이 없다. 한번은 공설운동장 테니스코트를 빌려 연습한 적이 있는데, 동호인들과 시간이 겹쳐 아이들이 눈치를 보다 밀려나는 설움을 겪었다"면서 "돔(지붕)시설도 안돼 있어 선수들이 직접 눈을 치우고, 젖은 코트가 마를 때까지 학교 체육관에서 계속 체력단련만 하는 실정이다. 아이들에게 '열심히 하라'고 하면서 어른들이 할 일은 안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자녀가 신례원초를 졸업한 뒤, 신암중으로 진학한 학부모 이진희씨는 "신암중은 코트 규모가 더 작다. 지역 내에 한군데라도 제대로된 코트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나타낸 뒤 "한가지 바람이 더 있다. 학생들이 중학교 졸업 뒤 홍성고 정구부로 가고 있는데, 우리 예산에도 고교 정구부를 신설해 연계진학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학부모님들이 무조건 '운동은 안시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구는 돈이 들지 않고, 부상위험도 매우 적어 인성과 체력향상에도 보탬이 되는 신사스포츠다. 특기생 진학과 실업팀 진출 등 전망도 매우 밝다. 학생선수층을 확대하고, 성인들의 생활체육으로도 활성화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같은 학부모들의 요구에 대해 이인수 교장은 "지난 3월 1일자로 부임해 우리학교 자랑인 정구부의 고충에 대해 알게 됐다. 시설보강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다만 학교차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예산규모여서 우선 전국적인 코트현황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한 뒤, 교육지원청·지자체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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