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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1인자의 '깜짝 은퇴' 선언, "'주말아빠' 되기 싫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불출마 선언... "가정으로 돌아갈 것"

등록|2018.04.12 11:13 수정|2018.04.12 11:13

▲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의 은퇴 회견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국 공화당을 이끄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깜짝 은퇴'를 선언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각) 라이언 의장은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계를 은퇴해 가정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언 의장은 "내가 처음 당선했을 때 자녀들은 태어나지도 않았었는데 지금은 어느새 10대가 돼 있다"라면서 "만약 새 임기를 맞이하면 자녀들은 나를 '주말 아빠'(weekend dad)로만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원의장으로서 공화당을 이끌며 일어났던 모든 일에 후회는 없다"라며 은퇴 의사를 나타냈다. 10선 의원으로서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라이언 의장은 아내와 세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은퇴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그 점을 고민했지만 나의 출마 여부가 각 지역구 선거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이 역할을 다하면 다수당의 지위를 지킬 수 있다"라고 밝혔다.

1998년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2015년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이 공화당 강경 보수파와의 갈등으로 사퇴하자 의장직을 이어받았고, 2012년 대선에서는 밋 롬니의 공화당 후보의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2016년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각종 스캔들과 막말로 논란을 일으키자 유세 활동 중단을 선언하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하는 공화당으로서는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던 라이언 의장의 갑작스러운 은퇴로 악재가 겹쳤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서로 달랐지만 국가를 위한 라이언 의장의 헌신을 높이 평가한다"라며 "그가 임기 마지막까지 더 나은 미국을 위해 건설적으로 일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라이언 의장의 측근들을 인용해 그가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와 온건파, 백악관의 갈등을 조율하는 데 좌절감을 느껴왔다는 분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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