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및 국가폭력 사태'는 '사회적 재난'입니다. 시민모임 손잡고의 구성원들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이어가고자 릴레이 단식과 함께 쌍용자동차 사태해결의 최종책임자인 최종식 사장에게 '2015년 전원복직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의자놀이는 그만!"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손잡고 120명 의자만들기 시민프로젝트에 함께 해주세요. 이 글은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염원하는 시민 릴레이 단식 다섯째날(8일) 작성되었습니다. -기자말


쌍용자동차 최종식 사장님께

최종식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노동변호를 주로 하고 있는 변호사입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손배가압류의 실상을 알리고 그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는 '손잡고'의 운영위원이기도 합니다.

저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2015년 복직합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복직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사장님께 해고자들의 즉각적인 복직을 촉구하고자 이 편지를 보냅니다.

Pacta sunt servanda, 계약은 이행되어야 한다는 라틴어 법언입니다. 계약주체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법은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도록 하기 위해 설계되고 적용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오늘날 일반 공·사법 체계를 지탱하는 기본 바탕이 되는 원칙이자 명령입니다. 하물며 계약주체간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동의 영역에서 노사가 체결한 사회적 합의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이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지금 쌍용자동차가 복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우리 법질서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입니다. 우리 헌법과 노동법은 노동 문제에 있어 노사 간의 자율적인 합의를 존중하고 법질서는 그 합의가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조력하고 필요한 경우 이행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사 자치의 원칙은 집단적 노사관계 전반을 규율하는 대원칙입니다. 쌍용자동차가 스스로 행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사적 영역에서의 의무불이행을 넘어 노사관계의 근간을 해치는 용납할 수 없는 법익 침해 행위임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쌍용자동차가 해고자 복직에 대하여 한 2015년의 합의는 단지 쌍용차 노사 간의 약속이 아닌, 쌍용자동차가 우리 사회 전 구성원들과 한 약속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많은 국민들은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와 그 이후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 구사대와 공권력을 동원한 무자비한 폭력을 두 눈으로 지켜봐왔습니다. 더 이상의 무고한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죽음을 막아내겠다는 연대의 손길이 모여 쌍용차 평택공장으로, 대한문 농성장으로 향했습니다. 노동자들의 투쟁과 사회적인 여론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뭔가 이행할 것처럼 합의를 하였다가 그 이후 여론의 관심이 조금이라도 멀어질라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약속을 내팽개치는 것은 노동자들에 대한 사기요, 우리 사회 전 구성원들을 적으로 돌리는 우매한 행태에 불과합니다.

벌써 약속한 시한에서 또 1년이 지났습니다. 이미 늦을 만큼 늦었습니다. 더 이상 지체할 이유도 명분도 없습니다. 9년의 세월을 견뎌온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지금 당장 복직되어야 합니다. 하루빨리 사회적 합의에 대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염원하는 시민 릴레이 단식 다섯째날

2018년 4월 8일 송영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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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쌍용자동차 사장님, 세 아이 엄마인 저는 무섭습니다
② 29명 죽은 10년의 고통,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③ 쌍용차, 이제는 노동자와 함께 살아가는 길 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