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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삼성증권 반면교사 삼아야...시스템 불시 점검해달라"

[현장] 금융감독원장,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들 만나...사퇴여부 질문엔 '묵묵부답'

등록|2018.04.13 14:23 수정|2018.04.13 14:23

사퇴 압박받는 김기식 '묵묵부답'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업 신뢰구축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마친뒤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한 채 차량에 오르고 있다. ⓒ 남소연


"삼성증권 사태로 인해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실추됐습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을 강화해 자산운용산업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특별히 더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13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말이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아래 금투협)에서 '자산운용산업 신뢰제고를 위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당부했다. 최근 벌어진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유통사고와 관련해, 자산운용사에서도 자체 점검을 해달라는 것.

김 원장의 이날 간담회 자리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과거 의원시절 외유성 출장 의혹에 따른 야당의 사퇴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들 역시 그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듣기위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날 행사장 입구 등에서 기자들과 마주한 김 원장은 별다른 언급없이 행사장에 들어갔다.

"삼성증권도 잘못된 배당하고 체크 못해...시스템 믿지 말고 점검해야"

간담회장서 금융사 CEO 등과 마주 앉은 그는 "필요할 경우 CEO 여러분들이 불시에 시스템을 점검해 임직원들의 주의를 환기시켜달라"고 말했다. 또 김 원장은 "삼성증권도 잘못된 배당이 있었을 때 결재 과정에서 전혀 체크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며 "시스템을 너무 신뢰하지 말고 좀더 긴장감을 갖고 점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이런 모범사례가 나온다면 금감원에서도 이를 널리 알리겠다"며 "앞으로 이런 사례들을 공유하면서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원장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펀드 수익률을 높여 자금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고령화 시대에 노후 자금을 마련함에 있어 자산운용산업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자산운용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했다.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업 신뢰구축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또 공모펀드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부족한데,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자산운용산업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신뢰 확보에 힘써달라고 김 원장은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다른 곳에 비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모펀드 규모도 10%대에 그치는 등 선진국에 비해 개인투자자 비율이 대단히 높고 펀드 수요기반이 취약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반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데 노력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투자자들이 노후 자금을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이 1.88%로 국민연금 수익률 7.26%에 비해 상당히 낮았고, 펀드 투자비중도 개인·퇴직연금 자산 500조원의 5.2%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김 원장, "부동산 시장 안정 위해 펀드 수익률 높여야"

이어 "이는 원금보장 상품을 선호하는 연금 가입자의 성향도 반영된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펀드 투자에 대한 신뢰와 관련한 것"이라고 김 원장은 부연했다. 펀드 상품이 안정적이고,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신뢰가 부족해 사람들이 투자를 망설인다는 얘기다.

더불어 김 원장은 "연금자산 수익률 제고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자산운용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특별히 더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자산운용사 CEO들과의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가 끝난 뒤 나오는 김 원장을 향해 외유성 출장 논란과 관련한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날 일부 기자들은 "사퇴 압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퇴 계획은 없나" 등 질문을 던지며 김 원장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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