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경기도 평택에 소재한 한 공사업체에서 사용하던 컨테이너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인해 6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화재 원인은 전동드릴에 사용하는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주말 내내 꽂아두었던 것이 과부하가 되어 착화된 것으로 문어발식 코드 사용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공사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컨테이너는 현행 건축법에 의해 관할 시청에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만 하면 되고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공사현장에서 사무실, 창고, 직원 휴게실, 숙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임시로 사용하다보니 안전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언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이상할 이유는 없다. 소방청 화재 현황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컨테이너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평균 10여 건에 달한다. 관할 구청에 신고만 하면 되고 소방검사에서도 제외돼 있다 보니 그야말로 안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것이다.

한편 컨테이너는 기존 건물에 덧붙여져 사용돼 건물 전체의 안전기준을 취약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공사 현장에서 컨테이너(Construction Trailer)를 사용할 경우 도면을 제출하고 관할 시청에서 허가증을 교부받아야 하며 사용 기간과 면적에 따라 소방시설을 설치토록 하는 등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실례로 캘리포니아 주의 프레몬트(Fremont) 시에서는 작업장 컨테이너의 면적이 1650 평방 스퀘어피트(153 제곱미터, 46평)를 초과하거나, 컨테이너를 12개월 이상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기존 건물에서 20피트(6미터) 미만에 위치할 경우 자동소화설비를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국제건물코드(International Building Code, 이하 IBC)나 미국방화협회(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 이하 NFPA) 기준에서도 가설건축물이라고 하더라도 180일 이상을 사용할 경우 기계 및 전기설비, 소방설비 등을 정상적인 건물과 같은 기준으로 적용해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벽, 천정, 바닥 등 건물 내장재에 대해서도 일정한 화염확산 비율(Flame Spread Rating)을 요구한다.  결국 컨테이너는 지극히 임시적인 조치로써만 그 효용가치가 있으며 6개월 이상 사용할 경우 안전설비를 보완하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해 장기적으로 보면 큰 매력은 없다. 안전의 사각지대를 잡아야 안전한 대한민국이 된다. 우리 주변에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보고 개선점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