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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여성 쪽에, 털은 남성 쪽에 더 많아

[한국적 미투 운동 SNS시대의 사회운동 ⑫] 일부 유전자, 남녀 성에 따라 다르게 발현

등록|2018.04.19 17:40 수정|2018.04.19 17:40
남녀는 유전과 같은 생태학적 분야에서 차이가 명백하다. 남녀는 유전자의 작동은 물론 자궁에서 태아기를 거친 뒤 탄생 과정부터 동일하지 않고 유아기, 아동기, 사춘기 등을 거치면서 차이를 나타낸다. 이런 차이는 남녀가 서로 다른 기능이나 역할을 발휘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듯하다.

먼저 유전자의 경우다. 남녀의 신체 조직에서 약 6500여 개의 유사한 유전자가 다른 수준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간 신체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기초적인 게놈은 거의 동일하지만 남녀 또는 개인이나 신체에 따라 다르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6500여 개의 유전자는 남녀 성이나 신체 조직 형태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는데 남녀에게 확연히 차이가 있는 형태로 발현하는 유전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유전자에 비해 돌연변이 발생률이 높다. 예를 들면 남성에게 주로 발현하는 유전자는 여성에게서 발현되는 비율이 낮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실은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의 모란 게르쇼니 교수 등이 550명의 성인으로부터 기증받은 인체 기관과 신체 조직에서 확인된 유전자 작용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약 2만 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의 발현 수준에 대한 연구를 통해 남녀 성과 조직에서 확인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2017년 5월 국제학술지에 아래와 같이 게재됐다<주 - 1>.

비만과 관련된 유전자의 경우 여성에게서 주로 발현되지만 머리털 성장과 관련된 유전자는 주로 남성 피부 세포에서 작동된다. 이런 이유로 비만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고 신체에서 자라나는 털은 남성 쪽이 더 많다.

이런 현상은 남녀 불임에서도 확인된다. 즉 여성이 지닌 불임 유전자는 그 후손인 딸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아들에게 전달되어 불임을 초래해 자녀를 생산치 못하게 만든다. 이런 돌연변이 현상으로 부부의 불임률이 15%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녀의 유전자 발현 현상이 차이가 있는 것은 일부 질병의 발생이나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성의 폐경기에 심장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도 유전자의 영향이다. 또한 간에서 분비되는 일부 효소의 유전자는 약물 투여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간 두뇌의 유전자 발현은 남녀가 차이가 있고 이는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자폐증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신경학 연구소(Institute of Neurology) 미나 리텐 박사 등이 사망한 성인 남녀 100명의 뇌와 척수 샘플을 이용해 인간 두뇌의 12개 주요 부분에서 작동하는 유전자 발현 현상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연구결과는 2013년 11월 국제학술지에 아래와 같이 게재됐다<주 - 2>.

남녀의 뇌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는 뇌의 모든 주요 부분에서 서로 다르게 작동된다. 이런 차이는 뇌에서 작동하는 모든 유전자의 2.5%가 포함된다. 그 가운데 자폐증과 관련된 유전자는 두 가지 형태로 발현되는데 하나는 남녀에게 유사하지만 다른 하나는 뇌의 시신경 부근에서 여성이 낮게 나타난다. 이는 기능상의 차이와 함께 뇌질환에 걸릴 수 있는 차이를 초래하면서 남성에게서 자폐증 발병이 많이 발생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아직 그런 차이를 일으키는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또한 면역 시스템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의 발현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들 유전자는 남녀에게서 다르게 작동한다. 이런 사실은 스탠포드 대학의 하워드 창 교수 등이 12명의 자원자에게서 제공받은 혈액 샘플로 유전자의 발현과 개인 또는 남녀 간에 발생하는 발현 차이 등 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 밝혀져 2015년 7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주 - 3>.

12명의 혈액 가운데 포함된 유전자의 7%는 그 발현에서 남녀 차이 또는 개인 간에 차이가 컸는데 예를 들면 어떤 사람에게는 특정 유전자가 지속적으로 발현 되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남녀에 따라 그 발현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500개의 유전자 가운데 30개를 추출해 측정한 결과 20개는 남녀 간에 그 발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어떤 유전자는 항상 발현이 되는가 하면 다른 것은 오랜 기간 잠복 상태로 지낸다. 유전자 발현의 차이는 여성이 자기 면역성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결핵성 피부인 낭창(狼瘡) 등에 왜 많이 걸리는지 설명해준다.

연구팀은 '유전자 작동 방식은 매우 다양해서 동일한 유전자인데도 그 발현이 차이가 있다. 쌍둥이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제 3의 요인은 환경인 듯하다'고 밝혔다.

한편 남녀는 해부학적으로도 분명 차이가 있어 두뇌 구조, 유전자 등 선천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있다<주 - 4>. 그러면 그 밖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 혹시 호르몬이 남녀의 행동과 태도에 영향을 미쳐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방법이 다른 것인가? 이에 대해서 상이한 결론을 제시하는 몇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동일한 현상에 대해 서로 다른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주 – 1> Moran Gershoni, Shmuel Pietrokovski. The landscape of sex-differential transcriptome and its consequent selection in human adults. BMC Biology, 2017; 15 (1) DOI: 10.1186/s12915-017-0352-z / https://www.bionews.org.uk/page_95987
<주 – 2> 2Daniah Trabzuni, Adaikalavan Ramasamy, Sabaena Imran, Robert Walker, Colin Smith, Michael E. Weale, John Hardy, Mina Ryten. Widespread sex differences in gene expression and splicing in the adult human brain. Nature Communications, 2013; 4 DOI: 10.1038/ncomms3771 / University College London - UCL. "Different gene expression in male, female brains may help explain brain disorder differences." ScienceDaily. ScienceDaily, 22 November 2013.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3/11/131122084403.htm>.
<주 – 3> Kun Qu, Lisa C. Zaba, Paul G. Giresi, Rui Li, Michelle Longmire, Youn H. Kim, William J. Greenleaf, Howard Y. Chang. Individuality and Variation of Personal Regulomes in Primary Human T Cells. Cell Systems, 2015; 1 (1): 51 DOI: 10.1016/j.cels.2015.06.003 / Stanford University Medical Center. "Women's immune system genes operate differently from men's, study finds." ScienceDaily. ScienceDaily, 29 July 2015.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5/07/150729141909.htm>.
<주 - 4> http://www.narth.com/docs/york.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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