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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엄마의 얼굴

등록|2018.04.20 15:49 수정|2018.04.20 15:49

▲ ⓒ 김현중


우리는 '얼굴'과 관계된 다양한 말을 사용한다. 특히 '주위에 잘 알려져서 얻은 평판이나 명예'라는 의미로도 널리 쓰인다. "부모님 얼굴을 어찌 보려고 이러냐?", "내가 너 때문에 쪽팔려서 얼굴을 들 수 없다", "제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봐주세요"

얼굴은 관계다. 나의 얼굴을 아는 사람과의 신뢰다. 학창시절, 나쁜 짓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면 어김없이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들 하나 바라보고 사시는 엄마의 실망 섞인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았다. 나의 질풍노도 시기에 엄마의 얼굴은 '삶의 정지신호'였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내가 칭찬을 받을 때면 엄마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엄마의 얼굴은 또한 '삶의 출발신호'였다.

3년 전 엄마가 소천하셨다. 난소암으로 6개월 만에 떠나셨다. "믿음 안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거라"라는 유언을 남기셨다. 엄마의 마지막 얼굴이 눈에 선하다. 엄마의 얼굴은 지금도 삶의 정지신호와 출발신호다.

내 능력으로 살고자 질주할 때면 정지신호가 켜진다. 곧 정신을 차리고 겸손히 말씀 앞으로 나아가 주의 능력을 구한다. 이때 출발신호가 켜진다. 마음속 기쁨이 샘솟는다. 기쁨 가득한 엄마의 얼굴은 주를 향해있다. 나도 주의 얼굴을 바라본다.

"여호와와 그 능력을 구할지어다.  그 얼굴을 항상 구할지어다" (시편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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