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현중
우리는 '얼굴'과 관계된 다양한 말을 사용한다. 특히 '주위에 잘 알려져서 얻은 평판이나 명예'라는 의미로도 널리 쓰인다. "부모님 얼굴을 어찌 보려고 이러냐?", "내가 너 때문에 쪽팔려서 얼굴을 들 수 없다", "제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봐주세요"
얼굴은 관계다. 나의 얼굴을 아는 사람과의 신뢰다. 학창시절, 나쁜 짓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면 어김없이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들 하나 바라보고 사시는 엄마의 실망 섞인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았다. 나의 질풍노도 시기에 엄마의 얼굴은 '삶의 정지신호'였다.
3년 전 엄마가 소천하셨다. 난소암으로 6개월 만에 떠나셨다. "믿음 안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거라"라는 유언을 남기셨다. 엄마의 마지막 얼굴이 눈에 선하다. 엄마의 얼굴은 지금도 삶의 정지신호와 출발신호다.
내 능력으로 살고자 질주할 때면 정지신호가 켜진다. 곧 정신을 차리고 겸손히 말씀 앞으로 나아가 주의 능력을 구한다. 이때 출발신호가 켜진다. 마음속 기쁨이 샘솟는다. 기쁨 가득한 엄마의 얼굴은 주를 향해있다. 나도 주의 얼굴을 바라본다.
"여호와와 그 능력을 구할지어다. 그 얼굴을 항상 구할지어다" (시편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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