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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안중근 의사와 전화통화를 한다고?

등록|2018.04.22 17:45 수정|2018.04.22 17:45

▲ ⓒ 김경준


주말 오후, 서울 남산 자락에 자리 잡은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방문했습니다.

▲ ⓒ 김경준


2011년 지금의 새 기념관이 들어선 이후, 수차례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그러다 몇 년 만에 들러보니 그동안 재단장을 거쳤는지 초창기의 전시 구성에서 많은 점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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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화는 어린이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형 전시'가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실제로 읽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책들을 모아놓고 직접 펼쳐볼 수 있게 하는 '책벌레 안중근 의사의 서재'나 실제 안 의사가 재판 받던 법정을 재현해놓고 관람객들이 직접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방청해보는 체험 등이 그것입니다.

▲ ⓒ 김경준


단연 압권은 '하얼빈역 찻집에서 걸려 온 전화' 코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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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사 직전, 동지에게 이토 히로부미 저격 계획을 은밀하게 통보한다는 콘셉트로 구형 전화기에 안 의사로 분한 성우의 목소리를 녹음해놓은 전시였습니다. 수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안 의사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마치 안 의사와 실제 전화통화를 하는 느낌이 들어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뒤에 서 있던 아이들도 쪼르르 달려와 전화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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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안중근 의사에게 편지 쓰기', '포토엽서 만들기', '유묵 책갈피 만들기', '즉석 퀴즈' 등 아이들을 위한 체험형 전시가 다채롭게 구성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딱딱하기만 했던 기념관에서 아이들을 위한 체험형 전시가 늘어난 것을 보니 참신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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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진작 이뤄졌어야 할 조치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딱딱한 활자로만 구성된 전시 설명은 지루하고 어렵기만 합니다. 이는 아이들에게 '박물관=지루한 곳'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줄 우려도 있다고 봅니다.

▲ ⓒ 김경준


따라서 이렇게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도 보는 체험형 전시가 늘어나는 건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내의 많은 기념관·박물관들이 안중근의사기념관의 사례를 참고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전시기획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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