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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신의 한수'는 옥류관 냉면 만찬?

[이슈] '옥류관 냉면 만찬' 언급에 SNS는 냉면 열풍... "상징성 큰 이벤트"

등록|2018.04.27 15:26 수정|2018.04.27 15:38

▲ 오전 남북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 JTBC 갈무리


"여기 오기 전에 보니까 오늘 저녁 만찬 음식 갖고 많이 이야기하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갖고 왔습니다. 대통령께서 좀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평양냉면 멀리서 왔는데. 멀다고 말하면 안 되갔구나. 평양냉면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냉면' 언급이 미친 파장은 굉장했다. '4.27 냉면회담', '오늘은 평양냉면의 날', '평화의 상징은 비둘기가 아니라 평양냉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평양냉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열광'에 가깝다.

트위터에서는 평양냉면에 관한 글이 현재 6만1541회나 올라왔다 (오후 1시 30분 기준). 각종 커뮤니티에도 김 위원장의 말에 점심 메뉴를 냉면으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들이 올라왔고, 냉면 '인증샷'들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을밀대, 우래옥, 을지면옥, 필동면옥, 평양면옥 등 서울 시내 유명 평양냉면집에 인파가 몰려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냉면집에 사람이 너무 많아 못 먹었다는 증언도 쏟아졌다. 김 위원장이 일으킨 '냉면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위기다.

평냉에 한반도기 꽂은 진선미 의원, CNN도 주목한 '국수 외교'

▲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서울 마포구의 한 평양냉면집. 골목길 안쪽까지 길게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 신상호


정치인들도 냉면 열풍에 동참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오늘 점심은 노대표님이 쏜 을밀대 냉면. 그 보답으로 다음 점심은 평양 옥류관 냉면 내가 쏘기로. 옥류관 냉면, 멀다고 하면 안되겠기에~^^"라며 냉면 인증샷을 올렸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역쉬 우리는 한민족! 모두 같은 생각. 을밀대에서 평양냉면과 녹두전을 먹자고 갔는데 줄지어서 있는 사람들... 잡은 손 꼭 붙잡고 평화의 길로"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냉면에 한반도기를 꽂은 사진을 공유했다.

평양냉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 만찬 음식으로 '옥류관 평양냉면'을 제안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인 북측에서는 북측 통일각에 옥류관 제면기를 설치해 직접 면을 뽑고, 옥류관 수석 주방장이 직접 판문점으로 공수한다.

박상현 음식 평론가는 이에 대해 자신의 SNS에 "거리는 가깝지만 통일각은 엄연히 북한 영토, 평화의집은 남한의 영토다.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분단 이후 최초로 북한에서 만든 냉면을 남한으로 배달시켜 먹는 사람이 되는 거다. 이것은 피란민의 후손인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줄 수 있는, 상징성이 매우 큰 최고의 이벤트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CNN 역시 남북정상회담 생방송 도중에 '평양 옥류관 냉면'을 소개하며, '국수 외교'(noodle diplomacy)라고 말했다. 진행자는 "북한의 대표 음식이고 남한에서도 유명한 냉면이 남북 관계의 다리 역할을 하며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고의 이벤트"...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당시에도 화제
 

'옥류관 냉면' 소식에 냉면집 북적27일 강원 춘천시내 유명 평양냉면 식당에서 시민들이 냉면으로 점심을 즐기고 있다. 이날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고 밝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 연합뉴스


실제로 평양냉면은 북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분위기다. 지난 4월 남측 예술단이 평양을 방문해 공연했을 당시에 스타들이 옥류관 냉면은 먹는 모습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가수 백지영씨가 "이 냉면도 공연만큼 중요하게 생각했거든요"라고 말하는 모습은 장안의 화제가 됐다.

평양냉면이 화제가 되는 이유에 대해 푸드라이터 강윤희씨는 "평양냉면은 '미식가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장충동파와 의정부파처럼 노포등을 통해 전통과 계보를 따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음식이다"라며 냉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도 시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 한몫했을 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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