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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정상회담 후속조치' 네 가지

준비위를 이행추진위로 개편,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등 포함

등록|2018.04.30 16:07 수정|2018.04.30 19:16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남북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회로 개편하고,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밟는 등 네 가지의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지시했다.

"우리는 이제 첫발을 내디뎠을 뿐"

문 대통령은 30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판문점 선언은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역사적 출발이고, 국제사회도 정상회담의 성과에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라고 모두 발언의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번 회담을 역사적 만남으로 평가했다"라며 "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국은 물론 전세계가 정상회담 결과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지지 의사를 밝혀주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국민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 문 대통령은 "이번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과 핵 위협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전세계에 천명한 평화선언이다"라며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등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의 노력과 신뢰 구축을 통해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획기적 계기가 마련됐다"라며 "분야별 대화 체계의 전면 복원과 함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상시 협의의 틀을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관계 개선이 정착되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번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를 공동 목표로 합의했다"라며 "이는 전세계가 바라던 일로 한반도는 물론 세계사적 대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세계사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되돌릴 수 없는 역사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이제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그야말로 시작을 시작했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남북미 3각 대화채널을 긴밀히 가동하라"

'자, 앉읍시다'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 입장해 기립 박수를 받은 뒤 의자에 앉을 것을 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문 대통령은 네 가지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지시했다. 첫 번째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남북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회로 개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내용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판문점 선언에 담긴 합의내용의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또 여건이 갖춰지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도 있다"라며 "(이것을) 잘 구분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빠르게 추진하고,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 건 사전 조사연구부터 시작하기 바란다"라고 지시했다.

세 번째는 5월 안에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남북미 간의 3각 대화채널을 긴밀히 가동하고 국제사회의 지지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네 번째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절차를 밟으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이 정한 남북합의서 체결 비준 공포 절차를 조속히 밟아주기 바란다"라며 "이것은 정치적 절차가 아니라 법률적 절차임을 명심해 달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국회의 동의 여부가 또다시 새로운 정쟁 거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감안하면서 국회의 초당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잘 협의해주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판문점 선언에 동의하는 의석이 148석에 이르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21일 오전에 열린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제도화해야 한다"라며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의 국회 비준'을 주문한 바 있다(관련기사 : 문재인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국회 비준 받아야").

당시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는 지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기본사항까지 다 담아서 국회 비준을 받도록 준비하라"라며 "그래야 정치상황이 바뀌더라도 합의 내용이 영속적으로 추진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5년 제정돼 2006년 시행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은 '남북합의서'를 "정부와 북한 당국 간에 문서의 형식으로 체결된 모든 합의"(제4조 3항)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21조(남북합의서의 체결·비준) 3항에는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남북합의서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라고 명시돼 있다.

판문점 선언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은 더불어민주당(122석)과 평화민주당(14석), 정의당(6석), 민주평화당 성향의 바른미래당 비례대표(3석,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민중당(1석, 김종훈 의원), 무소속(3석, 정세균 국회의장, 손금주·이용호 의원) 등을 합치면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인 148석에 이르기 때문에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정상회담 성과를 "위장평화쇼"라고 비난하고 있어 국회 비준 동의안이 통과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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