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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목숨을 내놓는 노린재의 육아법

[순간 포착] 굶어 죽는 애 키우기... 후대 잇는 노력은 치열하다

등록|2018.05.07 11:25 수정|2024.03.05 14:47

▲ ⓒ 이상헌


▲ ⓒ 이상헌


▲ ⓒ 이상헌


아이를 위한 부모의 마음은 항상 사랑이다.
세상의 모든 어미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건다.

▲ ⓒ 이상헌


여기 푸토니뿔노린재의 육아법은 아크로바틱 포즈로 시작하여 아사로 끝난다. 굳세게 후대를 이어가려는 노린재의 새끼 돌봄을 살펴보자.

뿔노린재과에 속하는 녀석들은 알을 보호하는 습성이 유난히 강한 것 같다. 필자가 관찰한 바로는 에시카뿔노린재와 푸토니뿔노린재가 있었다. 이 과에는 현재까지 21종이 등재되어 있는데, 다른 녀석들의 알 키우는 장면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아뭏든, 푸토니뿔노린재가 산뽕나무잎에 알을 낳아서 보호하고 있는 장면이다.

아침에 발견했을 때에는 노란색 알무더기 였는데, 오후 5시경이 되니 대부분 부화했다. 처음에는 노랑 바탕에 희미하게 붉은 겹눈만이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선명해진다.

새끼들은 꼬물딱꼬물딱 허물을 벗고 나와서는 한데 뭉쳐서 몸이 단단해지기를 기다린다.

어미는 이 과정에서 꼼짝도 하지 않으면서 어린 녀석들을 보호한다. 하룻강아지들이 그렇듯이, 중간에 무리로부터 벗어나려는 녀석이 몇 마리 있었다. 그러면 어미는 다리를 조심스럽게(지친듯이) 휘저어 다시 품안으로 들여보낸다.

옆에서 보면 머리를 아래로 하고 허리를 한껏 들어올린, 무척이나 힘들어 보이는 자세다.
어미는 이 모습으로 뜨거운 햇살과 빗물, 곰팡이, 천적으로부터 애벌레를 지키느라 먹이활동을 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이렇게 새끼들을 보호하면서 시나브로 죽어간다는 얘기다.

처음에 이 장면을 봤을 때는 살충제에 말라 비틀어진 것으로 생각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알을 보호하고 있는 장면이 눈에 한 가득 들어온다. 급히 카메라를 세팅하여 녀석들이 놀라 도망가지 않기를 바라며 수십 컷 촬영했다.

이렇게 대박 작품을 건진 후에 유심히 관찰해 보니 플래쉬의 빛에도 미동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호기심에 살짝 건드려봤으나 요지부동이다. 내친김에 손가락으로 만져도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후대를 이어가려는 노력은 이렇게 목숨을 걸고 치열하다. 그것이 유전자의 이기적인 목적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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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사진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 공모전의 입선작입니다. 생각없이 훔쳐가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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