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모이] 어머니가 내놓은 돈뭉치, 웃으며 마다했습니다

퇴원 수속 밟으며 내놓은 '쌈짓돈', 그저 웃고 만 어머니와 아들

등록|2018.05.14 11:27 수정|2018.05.14 11:27

▲ 퇴원 수속을 밟았습니다. ⓒ 조상연


어머니를 퇴원시키러 병원에 들렀다. 굳이 따라나서는 어머니, 퇴원 수속을 밟는데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오만 원짜리를 돌돌 말은 돈뭉치를 꺼낸다. 얼핏 봐도 백만 원은 훨씬 넘었다. 병원비를 준비하신 것이리라.

본 진료비를 포함해서 외래 예약분까지 약 팔십만 원이 나왔다. 어머니 손에 들린 돈뭉치를 빤히 바라봤다. "많이 나왔네? 아이구 다리야." 주저앉으신다. 카드를 꺼내 원무과 직원에게 건넸다. 주머니가 어디 있는지 치마를 훌렁 걷더니 돈뭉치를 다시 넣으신다.

영수증을 받아들고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아들을 올려다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신다. 나도 웃었다. 잠깐이었지만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에 고향에서 꽃밭을 가꾸던 고운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어버이날 선물은 병원비로 퉁 칩니다. 불만 없으시죠?"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