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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들어가네" "어떻게 된 거야" 한국당이 당황한 이 순간

오후 6시께 의결정족수 '147' 넘어... 오는 18일 '드루킹' 특검·추경 동시 처리

등록|2018.05.14 21:34 수정|2018.05.15 00:36

농성 푼 김성태, 찾아간 김경수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농성을 접고 추경과 특검을 오는 18일에 함께 처리하기로 합의한 뒤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오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김 원내대표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오후 2시→ 오후 4시→ 오후 5시→ 오후 7시 40분 정세균 "의사일정을 상정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4일 지방선거 출마 현역의원 사직의 건으로 본회의를 예고한 시각은 시시각각 변했다. '드루킹 특검 동시 처리'를 요구하며 본회의장 앞을 막아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결국 회의장 안으로 들어간 시각은 같은 날 오후 7시 40분께.

한국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평화와정의 등 4당 원내대표들이 같은 날 오후 7시께 지난한 협상 끝에 오는 18일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안 동시처리를 합의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결국 개의된 본회의에서는 4개 지역구 [김경수(경남 김해을), 양승조(충남 천안병), 박남춘(인천 남동구갑), 자유한국당 이철우(경북 김천)] 의원 사직 처리와 함께 홍문종,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또한 자동으로 보고됐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청와대가 원하는 요구안만 원포인트로 본회의를 하겠다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걷어차는 것"이라며 맹비난했던 김성태 원내대표는 협상 이후 "국회 정상화 합의가 이뤄졌으므로 한국당 의원들도 참여한 가운데 (사퇴 처리를)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본회의장 입장하는 여야 원내대표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대표들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여야 합의문을 발표한 뒤 자유한국당 농성장을 지나쳐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애당초 21일로 알려졌던 특검 및 추경 동시 처리도 막판 협상 끝에 오는 18일로 당겨 진행하기로 결론 내렸다. 김 원내대표는 "특검법을 하루라도 빨리 처리하기 위해 18일로 한다"라면서 "21일은 주말만 갈 뿐이지,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날 여야 합의문 내용이다.

1. 특검법안명은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으로 한다.

2. 특별검사의 추천방식은
-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4인을 추천받아,
- 야3당 교섭단체의 합의를 통해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 대통령은 그 중 1명을 임명한다.

3. 특별검사의 수사범위는
1)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행위
2) 제1호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행위
3) 드루킹의 불법자금과 관련된 행위
4) 제1호 및 제3호까지의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4. 2018년 5월 18일 특검과 추경을 동시 처리한다.

여야 합의문 발표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대표들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오는 18일 추경과 드루킹 특검을 동시 처리하는 내용의 여야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노회찬, 자유한국당 김성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 ⓒ 남소연


한국당의 '끝장대오'가 흔들린 순간

"어! 민주평화당 들어가네!"
"어떻게 된 거야?"

"끝났네. 끝났어."
"바른미래당도 들어간대?"

"(끄덕끄덕)."

지방선거 출마 의원직 사퇴 처리 건을 위한 국회 본회의 의결정족수는 이날 오후 6시께 완성됐다. 전체 의원 과반인 147석을 넘긴 인원이 본회장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비슷한 시각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던 민주평화당 14인이 전원 참석하면서다.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연좌 농성을 이어가던 한국당 의원들은 입장하는 민주평화당 의원들을 바라보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시작한 의원총회를 1시간여 만에 끝낸 뒤 "사직서 처리 시한이 다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리기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본회의장 출석을 예고했다. 앞서 박지원 의원은 총회 회의장으로 향하며 "우리는 들어간다. 우리가 (한국당처럼) 저러다 망했다"고 말했다.

본회의장 입장한 민주평화당6.13지방선거에 출마할 의원들이 제출한 사직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4일 오후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본회의장 입구를 막고 연좌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민주평화당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유성엽, 의원 등이 본회의장에 입장해 있다. 오른쪽은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김종대 의원. ⓒ 남소연


다만 민주평화당은 마지막 협상에서 오는 18일로 특검과 추경이 동시 처리되는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오는 21일 특검 및 추경 동시처리와 함께 군산지역 GM 사태 대책이 반영된 추경을 강구한다는 조건으로 본회의 참석에 응했기 때문이다.

정세균 "남북 문제부터 민생 문제까지"... 겨우 시동 건 국회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참석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 기념행사는 정부가 치르는 국가 기념일로, 이 행사에는 여야 공통으로 참석해왔다. (5월 18일에) 국회를 여는 것은 5.18 영령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면서 "(더구나) 추경예산안을 졸속으로 처리하겠다고 합의한 것은 국회가 예산심의권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라고 규탄했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은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애당초 민주당은 민주평화당에 대해 21일 추경을 처리할 때 군산 지역에 대한 대책을 추가로 포함해 처리하자고 합의했다"라면서 "당내 여러 이견이 있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하고 처리하자는 쪽으로 갔지만, 여당이 약속을 가볍게 여겼다"고 비판했다.

농성 풀고 투표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농성을 접고 추경과 특검을 오는 18일에 함께 처리하기로 합의한 뒤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와, 지방선거에 출마할 의원들 사직안 처리를 위해 투표하고 있다. ⓒ 남소연


"수고했다. 술 한 잔 하러 가나?"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본회의 참석 후 국회를 나서며 협상에 참여한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수고의 말을 전했다. 윤 수석은 이에 웃으면서도 "아직 머리 아프다"고 답했다. 윤 수석의 말대로 국회는 겨우 정상궤도에 올랐지만, 석달여 간 빈손으로로 멈춰있던 국회는 각종 민생 법안을 비롯해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문제 등 산적한 과제들을 마주해야 한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산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2018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지지결의안을 비롯해 민생법안, 추경 등을 처리할 민생국회로의 정상화에 합의하였다"라면서 정상화 이후 국회가 논의할 과제들을 열거했다.

정세균 의장 또한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한반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라면서 "(국회가) 남북 문제부터 민생 문제까지 국민의 삶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선도자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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