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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문 대통령, 가을 초 평양 오시면 잘 맞이할 것"

[정상회담 발언] 문재인 "이렇게 쉽게 만난 것도 새로운 시대"... 웃으면서 농담 주고 받아

등록|2018.05.27 11:27 수정|2018.05.27 17:49

문재인 대통령과 배석한 서훈 국정원장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두번째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서훈 국정원장. ⓒ 사진제공 청와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배석한 김영철 부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번째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영철 부위원장. ⓒ 사진제공 청와대


[기사 대체: 27일 오후 5시 50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만난 가운데, 27일 오전 양측의 모두발언·마무리발언이 공개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측은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언론에는 비공개로 두 시간 가량 회담을 진행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만난 지 약 한 달 만이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이 회담은 김정은 위원장 측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27일 오전 청와대가 제공한 영상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만나 "우리가 4.27 선언으로 중요한 내용이 강조되는 것이, 이때까지 북남 합의를 책임지고 이행해 나가는 데 (필요하다)"며 "(그때) 많은 분들이 열렬히 환영해 주고, 국제사회도 다 같이 환영의 박수를 보내줬는데, 우리가 교착돼서 가지 못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얼마든지 자주 만나서 얘기도 하고, 같이 이렇게 한 곳에 앉아서 풀어나갈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주변 소음으로 발언을 정확하게 모두 알아듣기는 어려웠지만, 앞서 남북 양측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문 대통령이 북쪽을 찾아오셨는데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4·27(남북정상회담) 때도 명장면 중 하나가 (문 대통령이) 10초 동안 (판문점 북측지역으로) 깜짝 넘어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김 위원장은 또 문 대통령에게 "평화적으로 그런 마음이 더 가까워지고 모아지고, 평양과 서울이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어 "앞으로 이야기가 좋은 결실을 맺고 가을 초에 평양으로 오시면 대통령 내외분을 (잘) 맞이하겠다", "누구보다 가을에 (문 대통령이) 평양에 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가을'을 언급한 것은 남북정상회담이 또 한 번 열릴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후 문 대통령도 관련해 답변하며 "제가 가을에 평양에 가도록 약속이 되어 있는데, 그때 평양을 방문해서 제대로 대접 받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또 남북 정상이 이렇게 쉽게 만났다는 것도 남북 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린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문제를 위해 오셨다"며 "우리가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또 직접 진지하게 앉아서 설명을 한다고 했다",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결과도 만들고"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남북)가 각자 책임을 다해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 "가을 초 평양 오시면 잘 맞이할 것"
문 대통령 "이렇게 쉽게 만난 것도 새 시대 징표"

회담장으로 향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난 뒤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제공 청와대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대화에서도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이라든가, 아주 중요한 회담을 앞두고 협력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차원에서도 이 회담이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엔 남북 정상이 마주앉으려면 아주 긴 시간과 많은 변화를 느끼곤 했는데, 이제 필요할 때에 이렇게 연락을 해서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남북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4·27 정상회담 이후) 벌써 한 달이 됐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한 달이 지났다"며 "선언 이후 한국 국민들도 그렇고 세계인들도, 남북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함께 남북 평화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는 취지로 말하며 "그걸 위해서라도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영상 속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비교적 편안한 모습이었다. 양복을 입고 마주 앉은 두 정상은 종종 농담을 주고 받으며 웃기도 했다. 남측에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앞서 청와대가 26일 오후 정상회담 사실을 발표한 뒤, 이어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도 27일 오전 6시부터 남북회담 결과를 보도했다. 북측이 결과를 이처럼 일찍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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