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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사랑하는 딸에게 부치는 마지막 편지

아버지가 그리 했던 것처럼

등록|2018.05.30 10:18 수정|2018.05.30 10:18

아버지와 엄마네 엄마와 연애시절 4.19탑에서 찍은 사진이다. ⓒ 조상연


눈 속에 피어나는 복수초라는 꽃이 있다. 살얼음 속에도 물고기의 길이 있고 눈 덮인 열두이랑 보리밭에는 보리순이 싹을 틔우고 숨어 있다. 얼음장은 쩡쩡 속울음을 울고 바람에 흩날리는 진눈깨비 속에서도 때깍때깍 때까치는 먹이를 찾아 나선다.

바람이 불거나 말거나, 진눈깨비가 내리거나 말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마주 잡으면 따뜻한 온기가 흐르겠지. 얼음장 속 물고기들의 보금자리인 어초 같은 둘만의 공간을 꿈꾸며 숨결은 더욱 뜨거워질 테지.

사랑하는 딸아!

젊은 날,
아버지가 그리 했던 것처럼

들숨 한 호흡과 날숨 한 호흡으로
사랑하는 이와 더운 입맞춤 속에서
아버지가 그리 했던 것처럼

얼음장 속 어초처럼 포근한 보금자리를 꿈꾸며 
어머니에게 배운 것보다 더 뜨겁게 사랑하며 살아라

그리고 이제 그만, 가거라.
가서 자유롭게 살아라 나의 눈 먼 사랑아....

이것이 바로 아버지가 <오마이뉴스>라는 매체의 힘을 빌려 너에게 80여 통의 편지를 쓴 까닭이다. 이 다음 아버지가 세상에 없더라도 <오마이뉴스> 검색창에 아버지 이름으로 검색하면 네게 쓴 편지가 있을 것이다.

때로는 현실에 맞지 않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아버지 말대로 살아도 좋겠구나 싶은 글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80여 통의 편지를 쓰는 내내 네 생각을 하며 썼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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