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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수 후보들, '백제보 상시개방' 놓고 격돌

[6.13 지방선거] 충남 부여군수 후보 환경정책 토론회... 박정현 "개방 찬성" vs. 이용우 "개방 유보"

등록|2018.05.30 10:10 수정|2018.05.30 10:10

▲ 충남 부여군 6.13 지방선거에 군수 후보로 출마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용우 자유한국당 후보가 환경정책을 놓고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 김종술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 부여군수 후보 환경정책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부여환경연대와 부여방송이 주최하고 부여뉴스가 후원했다. 이상선 충남시민사회연대 상임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후보와 자유한국당 이용우 양 후보의 토론에 정천귀 부여환경연대 환경정책 위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29일 오후 7시 부여문화원 소강당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를 비롯해 지역주민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240석 규모의 객석은 일찌감치 자리가 찼으며 자리를 잡지 못한 참석자들은 통로와 뒷자리에서 방청했다. 일부 주민들은 빨간색 상의를 걸치고 단체로 입장했다. 참석자의 대부분은 고령의 60대 이상으로 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농촌의 현실을 실감케 했다. 

국민의례와 함께 시작된 이날 토론회는 추교화 부여환경연대 상임대표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추 대표는 "부여환경연대는 지역의 난개발을 감시하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탄생했다. 환경은 생명으로, 미세먼지와 사막화 가속화 등으로 기후 난민들이 발생하고 있다. 부여는 역사문화가 산재한 곳으로 환경을 지키는 것이 부여를 지키는 것이다. 두 후보가 환경문제에 대해서 솔직하고 뜻깊은 토론을 해줬으면 한다. 지역주민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정책을 펼쳐 달라"고 부탁했다.

토론자 사회를 맡은 이상선 대표는 "공직선거 기간에 선거법이 엄한 만큼 연호, 박수도 일체 할 수 없다. 환경과 관련 의제로 준비되었으니 부여의 질적 발전을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은 환경과 관련된 질의만 할 수 있다"고 참석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번 토론회에 앞서 주최 측에서는 군수후보, 도의원후보, 군의원후보에게 의제별 질문에 대한 후보자별 질의서를 보냈다. 이후 후보자로부터 받은 답변서는 지난 24일 부여군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했다. 당시 후보들에게 보낸 질의서는 다음과 같다.

1, 기업형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2, 생활폐기물과 영농폐기물 및 폐기물 처리업체의 관리 감독 강화 3, 지하수의 개발과 관리의 강화, 수자원의 효율적 관리 강화 5, 친환경 학교급식 확대, 6, 홍산 SRF(고형연료)열병합발전소 설치 7, 백제보 상시수문개방(또는 철거)와 금강하굿둑의 개방(또는 철거)에 대한 입장과 금강수질의 개선을 위한 방안 8, 우리 군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환경문제 3가지와 해결방법과 절차.

이 중 대부분의 문제에서는 양 후보가 비슷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토론이 이어졌다. 그러나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백제보 문제와 산업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이 제기되자 상반된 주장을 펼치면서 목소리가 높아졌다. 

4대강 백제보와 금강하굿둑 수문개방, 어떻게 할 것인가?

▲ 충남 부여군 6.13 지방선거에 군수 후보로 출마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용우 자유한국당 후보가 환경정책을 놓고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 김종술


[박정현 후보] 수문개방 찬성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가뭄해소, 수질개선, 홍수 예방이었다. 그런데 수질개선은 완전히 실패했다. 홍수는 90% 이상 4대강 본류에서 발생하지 않았으며 지류나 상류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백제보를 포함한 모든 보는 중하류에 설치되어 있어서 수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백제보 개방을 찬성한다. 다만 보 개방으로 관정 보다 지하수위가 낮아져 지하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농업용수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세종보 개방으로 강이 살아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백제보의 수문도 상시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 4대강 사업의 책임은 중앙정부에 있다. 수문개방으로 인한 농업용수 문제도 중앙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용우 후보] 수문개방 유보
"백제보 개방에 대해서 처음에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지금은 유보 입장이다. 부여는 많은 사람이 금강 물을 이용해서 농사를 짓고 있다. 농업용수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 상시 개방보다는 개별적 개방으로 농업용수 확보를 해줘야 한다. 깨끗한 물을 풍요롭게 이용할 수 있는 지혜로운 환경정책이 중요하다. 금강하굿둑은 개방 또는 철거가 바람직하다. 백제보는 수문을 개방해도 부유물질이 떠내려가지 못하고 쌓여 있어서 적당한 시기마다 준설을 하도록 금강 수계기금을 확보하여 준설사업 및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이어 박정현 후보는 "이용우 후보가 2010년 출마 당시에 자유선진당이었다. 자유선진당 당론은 4대강 사업 반대였다. 그러데 후보는 찬성으로 돌아섰다. 그러다가 다시 유보라고 한다.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답변에 나선 이용우 후보는 "4대강 사업 전을 상상해보라. 무릎까지 옷만 걷으면 건너다녔다. 농업용수 확보가 어려웠고 수상관광이 어려웠다. 당론보다는 4대강 사업의 성장 동력을 믿고 찬성했다. 지금도 그 마음엔 변함이 없다. 지난해 가뭄에 백제보의 물을 보령댐에 공급했다. 공주보가 없었다면 예당저수지 용수 확보는 없었다. 수질은 좀 그렇다고 하더라도 수질은 정부나 국가에서 해결해야 할 사항이다"고 떠넘겼다.

추가 발언에 나선 박정현 후보는 "이용우 후보의 발언에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4대강 사업으로 막아놔서 보령댐으로 강물을 공급한다고 했는데, 백제보와 도수로는 아무 관계가 없다. (보령댐 도수로 백제보 하류 6km 지점) 백제보 밑에다가 설치했기 때문이다. 예당저수지로 (공주보 하류 도수로 공사는 끝났으나 공급 안 하고 있음) 공주보 물을 공급한다는 것도 아직 시도조차도 못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이용우 후보는 "4대강 사업으로 용수가 확보되었다. 환경문제도 중요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우선이다. 수문 상시 개방은 농업인의 입장에서 서서 정부에 의견을 표명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 두고도 설왕설래

▲ 충남 부여군 6.13 지방선거에 군수 후보로 출마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용우 자유한국당 후보가 환경정책을 놓고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 김종술


이어 박정현 후보가 부여군에 소재한 산업폐기물 분류 처리업체인 A산업이 한 폐업 신청을 부여군이 현 상태로 받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또다시 격돌했다.

박정현 후보는 "A산업이 폐업 신청을 했다고 한다. 지금 상태에서 부여군이 폐업을 받아줘서는 안 된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산업 폐기물은 분류, 매립, 소각 등으로 구분해서 허가한다. A산업은 분류 업체인데 중금속이 다량으로 포함된 폐기물을 매립했다는 의혹이 있다. 정확한 실상 파악 없이 폐업 허가를 받아주면 나중에 복구하는 데 모든 비용을 부여군이 감당해야 한다. 실제로 제천시에서는 이런 사례가 있는데 무려 3천억 원 정도의 복구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용우 후보는 "A산업 예를 들면서 3천억 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하는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천시가 14억 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천시 3천억 원이라는 허구 맹랑한 말로 주민을 현혹하지 말고 정확한 자료를 제시해 달라. A산업은 15년 전쯤에는 매립을 했다. 허가받은 폐기물만 흙과 섞어서 성토했다. 문제가 있다는 신고가 있어서 감사원 감사를 받았지만, 문제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 이후로는 매립하지 않고 중간처리업과 벽돌 찍는 사업만 하고 있다. 중간 처리업을 포기하고 벽돌 생산만 2~3년 하겠다고 폐업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정현 후보는 "A산업은 부여군 군의원도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다. 의원들이 현장을 확인하려 했던데 용역들에게 저지당해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한다. A산업의 문제는 부여군의 관리·감독이 소홀해서 생겨난 문제다. (제천시 사례는) 제천 왕암 산업단지에 실제로 발생한 일로 (3천 억원) 제천환경운동연합에서 발표한 자료가 있다. A산업이 처음 사업을 할 때는 만 평 정도로 시작했는데 사업이 확장하고 이름도 바꿨다. 우려가 있으니 실상을 파악할 때까지 유보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하는데 A산업과 부여군이 무슨 유착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용우 후보는 "A산업 폐업을 하면서 우리 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문제는 다 동원하겠다. 하지만 A산업은 감사원, 검찰, 경찰 등 수차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지역 주민들의 의혹에 대해서 불신시키는 방법은 찾아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후에도 두 후보는 추가 공방을 벌이며 2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보수 색채가 강한 부여군에서 군수 후보를 놓고 환경정책에 대해 토론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부여군 역사상 첫 환경정책 토론회에 400명이 넘는 많은 지역주민이 참석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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