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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는 베를린시와 공생할 수 있을까?

등록|2018.06.01 17:53 수정|2018.06.01 17:53

▲ 에어비앤비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크로이츠베르크(Kreuzberg) 지역 일부의 에어비앤비 검색 모습. 지도 내 구역에만 30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난다. ⓒ Airbnb


통일 이후 베를린의 관광업은 지속해서 성장하며, 현재 런던과 파리에 이어 유럽 내에서 관광객이 3번째로 많이 찾는 도시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려 왔는데, 에어비앤비는 그 주된 원인 중 하나였다.

지난 몇 년 사이 에어비앤비 등의 휴가용 주택 공유 플랫폼을 통해 무허가 숙박업소 운영이 증가하였다. 전통적인 관광지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거주구역에 있을수록 더 선호되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주택 플랫폼 이용 방식의 특성상 점점 더 많은 거주민이 영향을 받고 있다. 관광객들로 인한 소음뿐만 아니라, 에어비앤비 임대를 선호하는 임대인으로 인해 임대료 상승, 강제 퇴거 등으로 인한 손해를 입어왔다. (관련 기사: '에어비앤비'와 전면전 시작한 베를린
)

베를린시는 지역사회의 사회적 구조를 지키려는 방법으로 2014년에 시행한 용도변경 금지법(Zweckentfremdungsverbot)을 통해 원칙적인 무허가 에어비앤비 운영을 금지하고 단속해왔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그 특성상 단속에도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숙박업 관련법에 저촉을 받지 않아 에어비앤비 이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었다.

이에 베를린시는 지난 4월 용도변경 금지법을 개정하여 상업적 혹은 전문적으로 휴가용 주택을 운영하지 않는 개인이 5월 1일부터 지역 관청을 통해 연간 최대 60일간의 단기 임대 허가를 받도록 하였다. 주 주거지가 아닌 보조 거주지(2번째 주택 등)에 대해서는 연간 최대 90일의 휴가용 주택 운영이 허가된다. 임대하고 싶은 개인은 8월 1일 전에 등록하면 되는데, 이번 법 강화를 통해 베를린시는 에어비앤비 등의 플랫폼을 통해 숙박업을 하는 주택에 등록번호를 부과한 채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조치는 상업용 휴가용 주택과 민간 휴가용 주택을 구분하기 위해서 변경되었으며, 이를 통해 동시에 그 외의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무허가 휴가용 주택에 대한 단속도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연간 60일 혹은 90일의 비상업적 휴가용 주택 운영 허가 기간은 에어비앤비로 인해 유사한 문제를 겪었던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공통으로 채택한 수준이다.

하지만 강화된 용도변경 금지법이 1개월가량 시행되었음에도, 여전히 등록 건수가 미미한 상황은 그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약 1만~2만 5000채가량이 에어비앤비 등을 통해 공유주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추정되는데, 그중 2500~3500채가량이 활발하게 임대되고 있다.

하지만 임대인의 정확한 정보를 에어비앤비 회사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합법적인 수단이 없다. 에어비앤비의 본사는 더블린에 있기 때문에, 베를린시가 정부 법에 저촉하는 미등록 휴가용 주택 임대인의 정보를 본사로부터 합법적으로 얻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 서비스에선 임대 확정이 되기 전까지는 해당 휴가용 주택의 주소를 보여주지 않는다) 또한, 몇몇 임대인은 자유롭게 에어비앤비 운영을 금지하는 용도변경 금지법에 반발하며 소송을 걸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동시에 용도변경 금지법이 지난 4년간 꾸준히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 지난해 용도변경 금지법을 어긴 채로 불법으로 에어비앤비 운영을 하다 적발된 임대인에게 부과된 벌금은 약 260만 유로에 달한다. 또한, 불법 임대하던 주택 약 8000채를 임대시장에 재편입시키기도 하였다.

용도변경 금지법과 이번 법 강화를 통해서 베를린시는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법체계에서 벗어난 채로 무허가로 운영되던 에어비앤비 등의 비전문적인 휴가용 주택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추후 공유주택 운영 관련 기준 등을 마련하여 안전 문제에 대한 법적 조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바르셀로나시 정부와 시민 사회가 바르셀로나에서 문제가 되고 있던 에어비앤비와 협의를 하며, 동시에 꾸준하게 압박해온 결과, 에어비앤비 측에서 정부 허가 없이 불법으로 등록된 2,577채의 에어비앤비 주택을 등록 취소하고, 앞으로 시 정부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하였다. 지역사회를 이용하지만, 수많은 부작용은 방관하고 있던 에어비앤비가 처음으로 지자체와 지역사회와의 공생의 길을 선택한 것인데,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베를린 정부와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움직임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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