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최저임금삭감법' 국무회의 통과에 양대 노총 "헌법소원 낼 것"

[현장] 민주노총 "끝난 것 아니야", 한국노총 "최저임금에 사형선고"

등록|2018.06.05 13:19 수정|2018.06.05 13:26

긴급 기자회견하는 민주노총긴급 기자회견하는 민주노총 ⓒ 신지수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된 가운데, 양대 노총은 "최저임금 삭감법을 끝내 폐기시킬 것"이라며 대정부 투쟁과 헌법소원, 국회 재개정 촉구 등을 할 것임을 밝혔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5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이에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문재인 대통령 거부권 행사요구 거부, 최저임금 삭감법 국무회의 의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끝내 통과시킨 것에 대한 실망들이 기자회견장에 울려 퍼졌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 삭감법을 의결한 것은 최저임금 노동자와 저임금 노동자들이 가졌던 실낱같은 희망마저 짓밟는 행위다"라며 "바로 이 순간 저임금 노동자들은 울고 사용자들은 웃을 것이다"라고 한탄했다.

52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민중공동행동에 참여 중인 김기형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도 "문재인 정부는 노동자들의 마지막 요구마저 짓밟았다"라며 "나름 촛불 정권이라 믿었지만,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촛불과의 이별을 선언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국무회의 결정에 불복하며 대정부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삭감법을 의결한 국무회의 결정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하며 청와대 농성·결의대회·ILO총회 발언 등 대정부 투쟁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현재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ILO총회에 참석하고 있다"라며 "한국 노동자를 대표해,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총회에서 전 세계 노동자에게 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최저임금법 개정안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낼 예정이다"라며 "위헌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법을 폐기시키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라며 "국회 재개정이다. 이를 위한 투쟁도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가려 했던 노동존중가 아닌 자본존중사회로 가는 것을 끝까지 틀어막을 것이다"라며 "최저임금 개악 폐기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를 촉구하는 촛불 행진을 개최한다. 정부청사 앞에 집결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청와대로 이동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또 오는 9일 '문재인 정부 규탄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 결의대회'를 열고 30일에는 최대규모의 노동자가 집결하는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 비정규직 철폐 10만 전국노동자대회'를 여는 등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법 개정안 폐기 결의대회 후 청와대 행진하는 한국노총최저임금법 개정안 폐기 결의대회 후 청와대 행진하는 한국노총 ⓒ 신지수


한국노총도 이날 오전 10시 정부 서울종합청사 앞에서 '개악 최저임금법 폐기를 위한 긴급 결의대회'를 연 뒤 "최저임금에 사형선고를 내린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 다르지 않다"라고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했다.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을 낼 것이다"라며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재개정을 위한 투쟁도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