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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간 공방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여전'

금융위 증선위 첫 회의 진행했지만 결론 안 나와... 금감원-삼성바이오에 추가자료 요청

등록|2018.06.08 14:26 수정|2018.06.08 18:06

▲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결과 조치안을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하기 전 증선위의 회의 운영원칙에 대해 발언을 하고있다. ⓒ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아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13시간 넘게 격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첫 회의를 끝냈다. 증선위는 오는 20일 열리는 2차 회의도 1차 회의와 같이 일반재판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13시간 넘는 치열한 공방 "증선위가 마지막이어서 진지하게 논의"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여부와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 7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증선위 1차 회의는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쯤 종료됐다. 앞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여부를 살펴봤던 금융위 감리위원회 회의보다 더 치열한 공방이 오고 간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에 대한 심의는) 증선위가 마지막이다 보니 보다 진지한 논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일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금융위에 이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2015년 말 삼성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아래 삼성에피스)가 국내에서 복제약 승인을 받아 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잃었다며 회계처리를 바꾼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삼성바이오가 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처리하면서 삼성에피스를 장부가액이 아닌 공정가치로 평가하게 됐고, 이에 삼성에피스의 가치는 3300억 원에서 4조 8000억 원으로 뛰었다. 그 결과 삼성에피스의 최대주주였던 삼성바이오는 설립 이후 최초로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 쪽은 지난달 2일 금감원 판단에 크게 반발하며 "2015년 회계처리 변경은 관련 회계기준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에피스의 복제약 개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공동설립회사인) 바이오젠이 삼성에피스 지분을 사들이는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다수의 추가자료 제출 요청받아

이 같은 의혹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이번 증선위 1차 회의는 일반재판처럼 진행됐다.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안진·삼정회계법인이 각자의 주장을 펼치는 대심제로 형태였다.

먼저 7일 오전에는 삼성바이오에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잠정 결론 내렸던 금감원 쪽이 증선위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오후에는 삼성바이오와 금감원이 대심제 형식으로 공방을 벌이고, 이어 회계법인들과 금감원이 증선위원들 앞에서 논박을 이어갔다.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증선위원들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따라서 오는 20일 열리는 2차 회의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증선위는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회계법인들에게 각각 추가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2차 회의에서도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에 관한 결론이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추가 자료에 대한 검토와 관련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최종 결론을 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와 관련해선 감리위와 증선위가 각각 세 차례 회의를 열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지난달 열렸던 감리위 회의와 달리 증선위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외부에도 공개된다. 추후 최종 결론이 나오면 약 2개월 뒤 금융위 홈페이지를 통해 의사록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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