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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상 첫 3선 서울시장, 대권 반열에도 '우뚝'

지방선거 압승한 박 시장 "문재인 정부의 성공 뒷받침하겠다"

등록|2018.06.14 00:06 수정|2018.06.14 07:58

3선 서울시장 탄생... 박원순의 세리머니6·13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박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마련된 캠프 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박원순 서울시장이 예상대로 3선 고지에 올랐다.

13일 선관위 개표 결과, 박 시장은 초반부터 2위 김문수 후보에 35%포인트 안팎의 넉넉한 격차로 선두를 달리며 승세를 굳혔다. 오후 10시를 넘어서며 각 방송사들이 '박원순 당선 유력'을 예측하자 박 시장은 10시30분경 부인 강난희씨와 서울 안국동 캠프 상황실에 나와 당선 소감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4년을 시민들과 함께하게 돼서 영광이다. 언제나 시민의 삶을 최우선에 두라는 그런 시민들의 위대한 승리이고,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대한민국을 바라는 시민들의 간절함이 만든 결과"라며 "견해와 차이를 뛰어넘어 위대한 시민의 도시를 만들겠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든든한 지방정부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개표 결과, 박 시장은 김 후보에 29.5%포인트 격차로 선두를 지켰다. 박 시장은 25개의 모든 자치구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민선 이후 최초의 3선 시장

3선 서울시장 탄생... 활짝 웃은 박원순6·13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박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마련된 캠프 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남소연


수화로 표현한 '사랑해요 더민주'6·13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마련된 박 후보 캠프를 찾은 지지자들이 수화로 '사랑해요 더민주'라고 말하고 있다. ⓒ 남소연


박 시장은 이로써 1995년 민선 서울시장이 선출된 이후 최초의 '3선 서울시장'으로 발돋음하게 됐다.

민주당 사상 처음으로 경기·인천의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과 동반 당선된 것은 '과외'의 수확이다. 박 시장은 "정당이 다르다는 게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지만, 현실적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며 쓰레기 매립지를 둘러싼 인천시와의 갈등, 미세먼지 대책을 둘러싼 경기도와의 '불협화음'을 거론했다.

박 시장은 "앞으로는 세 명의 시·도지사들이 주거 문제를 포함해 이런 사안들에 대해 깊이 있는 협력을 통해 주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와 엇박자를 냈던 미세먼지 문제도 유연하게 조정될 수 있지 않겠냐"고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박 시장은 새로운 당선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공통의 문제들을 논의하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협의체'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관심은 박 시장의 차기 대선 도전이다.

박 시장은 당선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 시장에 당선된 사람에게 차기 대선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피해갔지만, 서울시장 3선을 달성한 그를 여권의 유력한 차기주자군에서 제외시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지난 대선 경선의 경쟁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미투로 낙마하고,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의 경우 여배우 스캔들로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박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도덕적 흠결이 드러나지 않고 안정적 승리를 거둔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박 시장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시정에 복귀하면 빠른 시일 내에 남북교류 사업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나, 대구·광주·전남·경남 등 타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들과 정책협약을 맺은 것도 '대권 행보'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게 만든다.

3선 서울시장 탄생... 박원순의 세리머니6·13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박 후보가 부인 강남희 여사와 함께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마련된 캠프 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3선 성공한 박원순 '엄지척'6·13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박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마련된 캠프 상황실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척' 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박 시장과의 서울시장 경쟁에서 밀려난 두 후보는 새로운 정치 전환점을 찾아야할 기로에 서 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는 대한문 앞 마지막 유세 이후로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끊고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국면에서 '합당'을 주장한 만큼 향후 정계개편 국면에서 역할을 찾지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서울 2위'를 기록했던 안철수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는 20% 이하의 득표를 거두며 3위로 밀려났다.

안 후보와 같은 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지난해 대선에서 각각 22.7%와 7.3%의 서울지역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안 후보 혼자 출마한 시장 선거에서 작년보다 못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바른정당과의 합당으로 시너지 효과를 보려고 했던 계산이 틀어졌음은 물론이고, 정치권의 향후 생존도 기대하기 힘든 최악의 위기 상황에 처한 셈이 됐다.

안 후보는 개표 초반인 오후 8시경 여의도 당사에 나와 "서울시민의 준엄한 선택을 존중하며 겸허하게 받들겠다"며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하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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