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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 끄고 그림도 그리는 소방관들, 참 멋지네

[이건의 미국소방 평론 20] 지역을 '안전'으로 색칠한다

등록|2018.06.25 21:46 수정|2018.06.25 21:46

▲ 아이다호 주 필러 소방서(Filer Fire and Rescue) 소속 소방대원들이 낡은 주택을 새롭게 색칠해 주고 있다. ⓒ City of Filer


▲ 신시내티 소방서 소속의 27년차 베테랑 소방관이자 화가인 샘 존스(Sam Jones)가 출동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작품을 그리고 있다. 그는 예술을 통해서도 시민들과 교류한다. ⓒ Cincinnati Refined


해마다 7월이 되면 미국 아이다호주 필러 소방서(Filer Fire and Rescue) 소속의 소방대원들은 지역에 있는 낡은 집을 찾아가 새롭게 페인트칠을 한다.

주민을 모두 합해 8000여 명 남짓한 이곳에는 26명의 소방대원들이 비정규직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지자체의 예산이 부족한 관계로 모든 소방관들이 출동할 때만 급여를 받는 '유급 소방대원(paid-on-call)'이지만 그들의 이웃사랑은 남다르다.

낡은 집을 새롭게 바꿔주는 색칠 작업은 보통 집주인이 나이가 많거나 혹은 경제사정이 어려워 집을 단장하는데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은 소방서를 방문해 '페인트칠 신청서(Paint Magic Application)'를 제출하면 된다.

지자체의 여건 때문에 여러 모로 상황이 어려울 텐데 이렇게 찾아가는 서비스는 소방대원들에 대한 무한 신뢰와 존중을 만들어 가는 연결고리가 된다.

한편 소방관 중에는 정식으로 미술을 전공했거나 혹은 프로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출동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짬짬이 작품 활동을 하거나 소방서를 예쁘게 단장하기도 한다.

최근 대한민국 소방관들도 멋진 작품과 아이디어로 도심 곳곳을 단장하고 있다.

▲ 인천소방학교를 장식한 소방관 활동벽화. 인천소방 소속의 신임소방관들이 훈련을 마치고 틈틈이 시간을 내서 그린 작품이다. ⓒ 이건


▲ 경기도 수원의 한 지하철 역사 계단을 장식한 수원소방서 홍보디자인. 소화기와 연기감지기를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 이건


이렇듯 우리 주변에 남겨진 소방관들의 흔적은 그 어떤 작품 못지않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그것은 누군가의 생명과 재산을 구하겠다고 다짐한 이들이 보여주는 또 다른 봉사이자 진심의 기록이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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