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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신 군산시장 임기 마무리 "시민은 시정의 주인"

등록|2018.06.30 15:19 수정|2018.06.30 15:19

▲ 군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문동신 시장 퇴임식 ⓒ 군산시


전북 군산은 1949년 시(市)로 승격한 이후 70년 만에 3선 시장을 배출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에 성공한 문동신(81) 시장 퇴임식이 29일 오전 10시 군산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것.

"12년 동안 내실을 다져 축적해 온 성과를 바탕으로 원칙과 기본을 충실히 지킨다면 지금의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긴 시간 묵묵히 헌신하며 따라와 준 직원들에 고맙고, 퇴임 후 펼쳐질 제3의 인생도 열정적이고 담대하게 걸어가겠습니다."

민선 4기 '주식회사 군산', 민선 5기 '시화 만사성', 민선 6기 '어린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던 문 시장은 퇴임 인사에서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해 왔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문 시장은 "민선 4·5·6기 12년 시장 임기를 마무리하는 지금 초심의 약속이 모두 실현됐다고 자신 있게 말하긴 어렵지만, 목표한 대로 다양한 부분에서 성과가 나타났고, 내실을 다져 축적해 온 성과를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중요한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작년 7월 군산조선소에 이어 지난 5월 한국 지엠(GM) 군산공장 폐쇄로 위기에 처한 군산 경제를 두고 "어려움은 삶의 지나가는 한 과정이기에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 잘 견디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문동신 시장. 그의 소회와 향후 계획 등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 민선 4기, 5기, 6기의 주요 성과를 간략히 정리한다면?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군산 경제의 회생과 시민에게 기대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에 총력을 다해왔습니다. 직도 사업을 통해 도시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 활발한 기업유치 및 예산 확보 활동을 통해 3년 연속 국가예산 1조 원 달성이라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관광객 역시 360만을 넘어 500만 시대를 향해가고 있으며, 다양한 복지정책을 통해 어린이와 시민이 행복한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고군산 연결도로(고군산대교) 개통으로 고군산군도는 새만금 관광의 중심이 되고 있으며, 전국 규모의 스포츠 마케팅으로 도시 브랜드 가치도 한층 높아졌다고 자신합니다."

- 임기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가장 가슴 아픈 기억은 2012년 8.13 폭우 피해입니다. 당시 시민의 재산상 참사는 컸지만 인명 피해가 없었던 사실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재난 발생을 대비한 재해 예방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슴 뭉클한 또 하나 기억은 문해 교육을 통해 글을 깨우친 어르신들에게 편지를 받았던 순간입니다. 비문해자로 살면서 설움을 받았던 고령의 어르신들이 가슴의 응어리를 해소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지역경제가 주춤한 것에 대해 절실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세상일은 좋은 일과 나쁜 일, 그리고 잘될 때와 잘 안될 때가 반복되는 사이클이 있는데, 지금 당장 현실이 불투명하다고 소극적 태도로 움츠러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면 군산시도 해마다 위기가 없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직도사격장 문제도 그랬고 새만금 송전선로 갈등, 주민소환 여론 등 모두가 어려운 고비였습니다. 그러나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옛말처럼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원칙과 기본에 충실히 잘 견뎌왔고,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 신임 시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인생과 행정에 조금 앞선 경험을 가진 선배로 조심히 한 말씀 드리자면, 흔히들 성공한 단체장을 눈에 보이는 경제 발전의 성과로 평가합니다. 하지만 자치단체 구성원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공정하고 조화롭게 골고루 돌아가게 하는 것이 진정한 성과라는 점을 명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정 운영은 어떤 정책을 새롭게 제안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타진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세부실천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확보하고, 실제 정책이 이루어지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컨트롤하고 그에 따른 비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장과 복지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수준 높은 삶을 누릴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시장의 역할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군산시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행복하게 해드리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일했지만, 시정 운영 방법에 아쉬움을 가진 시민도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심 없는 마음은 진리와 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군산 발전을 견인해왔고, 탈 없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고견을 아끼지 않은 시민 한 분 한 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은 시정의 주인입니다. 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현명하게 살피고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며, 화합과 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해가는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 앞으로 계획은?
"가난한 집 장남으로 태어나 대학에 떨어지고 공병 장교로, 다시 정부 투자기관 평사원에서 최고경영자로, 그리고 군산 시장으로 12년을 지낸 저 자신에게 자랑스러운 것은 그 모든 과정이 끝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력으로만 본다면 사람들은 운이 좋았거나 기회를 잘 타고 났으리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바로 그 뒤에 숨은 인생에 담긴 고생의 이력서입니다. 지나온 제 삶은 화려했던 순간보다 어려웠던 시간이 더 많았고, 늘 변화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제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앞서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도전정신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시장이라는 무거운 자리를 떠나 정년이 없는 제3의 인생에 도전합니다. 비록 몸은 떠나지만, 우리 군산 발전을 염원하면서, 시민과 공직자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두 손 모아 기원하겠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위대했던 도전을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고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문동신 시장은?

1938년 군산에서 태어났다. 고향에서 초중고를 마치고 서울로 유학했다. 1960년 육군 소위 입관. 공병 대위로 경부고속도로 공사에 참여했다. 1969년 예편 후 농어촌진흥공사에 입사, 기획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쳐 1997년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오른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내 공기업 최초로 내부 승진으로 농업기반공사 사장이 되고, 6년을 연임하면서 공직생활의 정점을 찍는다. 이후 고향에 내려와 2006년 민선 4기 시장, 2010년(민선 5기) 연임, 2014년(민선 6기) 3선 도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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