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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배한 네이마르-윌리안, 멕시코 압박 무력화했다

[브라질 월드컵] 브라질, 멕시코와의 16강전서 2-0 완승

등록|2018.07.03 10:23 수정|2018.07.03 13:45
브라질의 철벽수비, 그리고 네이마르-윌리안 콤비가 멕시코를 잠재웠다.

브라질은 2​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멕시코를 2-0으로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브라질의 벽에 가로막힌 멕시코는 7회 연속 16강 탈락에 만족해야 했다.

'좌우 풀백 부재' 브라질, 멕시코 측면 공격에 고전

월드컵 직전 십자인대 부상으로 낙마한 다니 알베스의 공백은 브라질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스위스와의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한 다닐루마저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후 파그네르가 공백을 메웠지만 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오른쪽에 이어 왼쪽도 비상이 걸렸다. 마르셀루가 세르비아전에서 허리 부상을 당했다. 사실상 주전 좌우 풀백이 모두 빠진 채 멕시코전에 나선 것이다. 마르셀루의 공백은 필리피 루이스가 메웠다.

멕시코는 이러한 브라질의 약점을 놓치지 않았다. 조별리그와 달리 브라질전에서는 카를로스 벨라, 이르빙 로사노가 위치를 옮겼다. 벨라는 왼쪽으로, 로사노는 오른쪽에서 주로 공격을 담당했다.

멕시코는 전방 압박을 통해 브라질의 빌드업을 제어했으며, 측면에서의 빠른 공격을 주요 루트로 삼았다. 파그네르는 벨라의 민첩한 돌파에 고전했다. 필리피 루이스도 한 차례 로사노에게 돌파를 허용했다. 그럼에도 브라질은 멕시코의 공세를 견뎌냈다.

경기를 지배한 네이마르-윌리안

브라질은 전반 중반까지 공수에서 모두 엇박자를 일으키며 멕시코에게 끌려다녔다. 하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킨 시점은 전반 24분이었다. 좀처럼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며 잦은 실수를 반복한 네이마르가 클래스를 과시했다. 상대 수비수의 타이밍을 빼앗는 역동작으로 돌파에 성공했지만 재빠르게 골문을 비우고 나온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이후 브라질은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기 시작했다. 멕시코의 압박을 적절하게 풀어냈고, 네이마르와 가브리엘 제주스가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반 32분 제주스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수비수를 따돌린 뒤 왼발슛을 시도하며 멕시코를 흔들었다.

오초아 골키퍼가 지키는 멕시코의 골문은 단단했다. 멕시코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라파엘 마르케스를 빼고 미겔 라윤을 투입했다. 라윤은 조별리그에서 주로 오른쪽 윙어에 배치됐지만 이 경기서 라이트백 역할을 부여받았다. 네이마르의 왼쪽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오소리오 감독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에드손 알바레스를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로 올렸다.   

그럼에도 브라질의 공세는 여전히 강력했다. 후반 6분 마침내 고대하던 첫 골이 터졌다. 네이마르가 횡적인 드리블로 멕시코 수비 3명을 달고 다닌 뒤 힐패스를 넣어줬고, 윌리안이 빠르게 왼쪽으로 돌파했다. 이어 윌리안의 땅볼 크로스를 쇄도하던 네이마르가 밀어넣었다. 

승부의 균형추가 깨지면서 멕시코의 공수 간격은 벌어지고 공간이 생겼다. 특히 이번 월드컵 내내 부진했던 윌리안은 선제골 어시스트를 기점으로 완전히 살아났다. 오른쪽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으로 일관했지만 후반 들어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도를 부여받은 것이 주효했다. 윌리안 특유의 순간적인 돌파는 멕시코의 압박을 무력화시키기 충분했다.

▲ 2018년 7월 2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브라질과 멕시코의 16강 경기. 브라질의 네이마르(왼쪽)가 득점 후 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네이마르와 윌리안의 공격 주도 속에 브라질은 줄곧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후반 13분 파그네르가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배달했지만 파울리뉴의 오른발 슛이 오초아 골키퍼의 멋진 선방에 막혔다. 후반 18분에도 윌리안의 슈팅이 오초아에 의해 무산됐다. 후반 22분 윌리안의 패스를 받은 네이마르 왼발 인사이드 슛은 멕시코 수비수에 걸렸다.

​브라질 최근 25경기 6실점,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유

멕시코는 조나단 도스 산토스, 라울 히메네스를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체적으로 90분 동안 보여준 멕시코의 공격은 강하고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브라질의 수비는 견고했다. 멕시코는 14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끝내 포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내내 측면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한 브라질은 후반 들어 문제점을 완전히 보완했다. 파그네르는 철벽 방어로 크로스와 돌파 허용 비율을 낮췄다. 특히 센터백 티아구 실바, 미란다가 완벽에 가까운 수비력을 선보였다. 브라질은 멕시코의 슈팅 공간과 패스의 길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무려 8개의 슈팅이 브라질 수비수에게 가로막힌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 멕시코가 브라질 골문으로 시도한 유효 슈팅은 겨우 1개에 머물렀다.

치치 감독의 능동적인 전술 대처 역시 빛났다. 후반 35분 파울리뉴 대신 페르난지뉴를 투입했다. 후반 41분에는 기동력이 저하된 쿠티뉴를 빼고 오히려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를 넣었다. 수비뿐만 아니라 역습에도 대비한 교체였다. 또, 제주스를 왼쪽으로 이동시켜 수비를 담당하게 했다.

브라질은 후반 43분 추가골을 터뜨리며 멕시코를 넉다운시켰다. 교체 투입된 페르난지뉴는 멕시코의 빌드업을 차단한 뒤 빠르게 역습으로 전환했다. 페르난지뉴의 왼쪽 공간 패스를 받은 네이마르가 단독 질주를 통해 오른발 슛을 시도했고, 골키퍼에 막히며 흘러나온 공을 피르미누가 마무리지었다.

이후 치치 감독은 후반 추가 시간 센터백 마르키뉴스를 세 번째 교체 카드로 꺼내들며 수비 강화에 힘썼다. 스리백을 형성한 브라질은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에서 4경기 동안 1실점에 머물고 있다. 또, 유효슈팅 허용은 4개에 불과하다. 특히 치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브라질은 A매치 25경기 6실점이라는 경이로운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브라질이 우승으로 다가서려면 결국 수비에서의 강인함이 필수 요소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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