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과로 걱정한 김성태? "갈 땐 가더라도..."
제주 예멘 난민 논란 답변 요구... "장하성 청 정책실장 퇴진" 주장도
▲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 ⓒ 남소연
"가실 때 가시더라도 예멘 난민 문제에 답하고 가시길 바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오는 8일 인도·싱가포르로 순방을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주 예멘 난민 논란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과도한 일정으로 누적된 피로로 인해 몸살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라는 걱정 아닌 걱정도 덧붙였다.
김 대행은 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으로 몸살에 걸려 8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대통령께서 일주일 만에 인도 순방을 떠나신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도 "예멘 난민도 그렇고 서민 경제, 일자리, 탈원전, 에너지정책, 건강보험료 인상 등 산더미처럼 할 일이 국내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가장 중점을 둔 공세는 제주 예멘 난민 문제였다. 김 대행은 "이 문제는 난민 정책의 기본 방향을 가늠한다는 점에서 결코 간단치 않은 점을 이해하지만, 누구보다도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 주시길 바란다"라면서 "대통령이 찬반도 아닌 모호한 태도로 일관해 사회적 우려와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라고 압박에 나섰다. 이어 그는 "묵묵부답할 것이 아니라, 야당과 더불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김 대행은 정작 당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정부가 입장을 먼저 제시하면 (한국당도) 제시하겠다"라면서 한 발 물러섰다. 김 대행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입장을 존중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섣부른 입장으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기보다 정부가 그간 면밀히 검토가 이뤄졌다면 그 입장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도 덧붙여 비판을 이어갔다. 이는 기금운용본부장 최종 면접 대상에 포함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일부 언론에 장 실장으로부터 지원을 권유받았다는 주장을 전하면서 제기된 논란이다. 청와대는 관련 논란에 "덕담 차원의 이야기였다"라고 일축한 바 있다.
김 대행은 이에 대해 "장 실장이 자신의 업무 소관 기관의 인사를 청탁이든 압박을 가한 행위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맞는 일이다"라며 장 실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공세는 당 밖이 아닌 당내로도 이어졌다. 김성태 지도부의 퇴진과 혁신비대위 준비위의 인선을 반대하고 있는 반복당파를 향한 경고였다. 김 대행은 "당 안팎 일각에서 당내 분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시도는 자제돼야 할 것이다"라면서 "더 이상 당을 분파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도는 없어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대행의 바람과 달리, 일부 친박계 중진과 반복당파 초·재선 의원들은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 김성태 지도부 흔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심재철 의원(5선, 경기 안양동안을)은 지난 4일 당 소속 의원 14명의 동의를 받아 "비대위 권한 및 역할 범위,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을 비롯한 안건을 올려 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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